백합/묵상글 나눔

괜찮아|

수성구 2015. 3. 14. 05:35
 
      괜찮아 "괜찮아." 길가에 홀로 핀 민들레가 살며시 이야기하네 "힘든 나날을 잘 견디어 왔구나." 빌딩 유리창을 밝게 비추는 눈부신 햇살이 칭찬하네 "내가 함께 있어 줄게." 향긋한 꽃향기를 전해 주는 산들바람이 귓가에 속삭이네 "조금 더 앞으로 가 봐." 골목 안 햇살이 잘 드는 곳에 누운 고양이가 수염을 휘날리네 "여기서 잠깐 쉬어 가." 우편함 위에 놓인 빈 커피 캔이 초대하네 "여기까지 왔으니 안심해." 케이크 가게 앞에 선 귀여운 인형이 방긋 웃네 "날씨가 무척 좋구나."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할머니가 기쁜 듯 말을 건네네 "잘했어, 잘했어, 잘했어." 새싹 난 가로수에 앉은 참새들이 지저귀네 겨우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겨우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다시는 이런 봄이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모두 고마워. 이젠 괜찮아" 크고 따뜻한 손이 내 등을 어루만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도 가만히 이렇게 말해 본다 - 하레사쿠 마사히데 지음, 신병철 옮김 -

      흐르는 음악: ♬~ Erste Liebe Meines Lebens / Monika Mar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