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찬미하라 /주님의 향기방에 마르티노님께서 올려주신 글입니다
찬미예수님!
다시 읽는 신애론神愛論
하느님을 찾는 이들에게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지음 버나드 뱅글리 엮음 성찬성 옮김
P바오로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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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거룩한 사랑의 두 가지 차원
하느님을 찬미하라
하느님의 선하심은 우리가 아무리 공경하고 찬양해도 모
자랍니다. 우리가 아무리 감사하고 찬미해도 한없이 선하신
하느님께는 다함이 없습니다. 우리 영혼이 이를 깨달으면 하
느님의 이름을 들어 높이고 찬양하려는 마음으로 넘칠 것입
니다. 우리는 꿀벌처럼 하느님의 속성으로 이루어진 꽃밭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찬미와 감사라는 거룩한 꿀을 만드는
달콤한 꽃가루를 모아들입니다. 그런 영혼은 진심으로 사랑
하는 이의 이름을 찬송하고 드높입니다. 하느님을 세상에 들
어 높이는 데 열중할 때 우리 영혼은 성장합니다. 찬양은 시
간이 갈수록 잦아지고 강렬해집니다.
플리니우스의 보고에 따르면 밤꾀꼬리는 두 주일 동안 밤
낮으로 울어댄다고 합니다. 이렇게 끊임없는 연습으로 밤꾀
꼬리의 노랫소리는 더 아름다워집니다. 솜씨가 늘수록 노래
부르는 걸 더 좋아하게 됩니다. 즐거움의 욕구가 커질수록
더욱 열성적으로 목청을 떨며 울어댑니다. 밤꾀꼬리는 아름
다운 노래를 부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게 합니다. 밤꾀
꼬리는 말 그대로 죽을 때까지 노래를 부릅니다. 노래를 너
무 많이 불러 목이 터져 죽는다고 합니다.
우리 영혼도 하느님을 찬양하고자 열정을 가지고 도전합
니다. 우리 영혼은 지금까지 바친 찬양으로는 만족하지 못합
니다. 이 영적 밤꾀꼬리는 매번 새로운 변주곡을 멋지게 연
주해 나름의 선율을 완성하려고 합니다. 우리 영혼은 찬양을
드릴수록 그 찬양에 맛들입니다. 영혼은 만족을 모릅니다.
더욱 온전히 찬양드릴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성 프란치스코
는 사랑의 찬가를 부르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더 큰 열망
으로 밤낮 쉬지 않고 울다가 지친 밤꾀꼬리처럼 하느님을 찬
미하는 그의 열망을 잠재울 것이 없었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수도원 형제들에게 특이한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노래로 하느님을 찬양하는 형제들을 '매미들'이라
고 불렀습니다.
테오티무스여, 매미는 자연계의 파이프오르간입니다. 매
미들은 입으로 물을 마시지 않기에 어마어마한 소리를 냅니
다. 매미에겐 아예 입이 없습니다. 오로지 가슴에 있는 작은
혀로 이슬을 빨아들이는 매미의 울음소리는 어찌나 소란스
러운지 목청만 있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도
이와 같습니다. 성 베르나르도에 따르면 신심은 마음의 혀입
니다. 영혼은 신심으로 하느님의 완덕이라는 이슬을 빨아들
입니다. 영혼은 신심으로 기도하고 찬양하며 노래합니다.
위대한 영적 매미 가운데 한 사람인 다윗은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모든 것들아, 그분의 거룩하신
이름을 찬미하여라." (시편 103,1) 하고 노래했습니다. 이 말
은 마치 "나는 신비에 싸인 매미다. 내 영혼아, 나의 생각과
내 인격적 속성은 온통 파이프오르간이다. 이들이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양하게 하자."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다음 시편
은 그의 노래 가운데 이 점을 아름답게 표현한 노래입니다.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라. 내 입에 늘 그분에 대한 찬
양이 있으리라. 내 영혼이 주님을 자랑하리니 가난한 이들은
듣고서 기뻐하여라. 너희는 나와 함께 주님을 칭송하여라.
우리 다 함께 그분 이름을 높이 기리자."(34,2-4)
어떤 영혼은 부족하지만 힘껏 하느님을 찬양하며 다른 피
조물을 초대합니다. "너희는 나와 함께 주님을 칭송하여라.
우리 다 함께 그분 이름을 높이 기리자."(34,4)
시편 작가는 거룩한 열정에 사로잡힌 나머지 자기 생각을
온 누리에 퍼뜨립니다. 그는 천상에서 지상으로, 다시 지상에
서 천상으로 오르내립니다.
할렐루야!
하느님을 찬양하여라, 그분의 성소에서.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의 웅대한 창공에서.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의 위업으로.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의 가없는 위대함으로.
주님을 찬양하여라, 뿔 나팔 불며.
주님을 찬양하여라, 수금과 비파로.
주님을 찬양하여라, 손북과 춤으로.
주님을 찬양하여라, 현악기와 피리로.
주님을 찬양하여라, 낭랑한 자바라로.
주님을 찬양하여라, 우렁찬 자바라로.
숨쉬는 것 모두 주님을 찬양하여라.
할렐루야!(시편 150)
위대한 성 프란치스코는 <태양의 찬가>를 비롯해 수많은
찬가를 부르며 피조물들에게 자신을 지원해 줄 것을 부탁했
습니다. 혼자서는 사랑하는 영혼의 구세주를 온전히 찬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과 사랑에 빠진 영혼은 하늘나라에서 부르는 찬양
노래가 얼마나 황홀한지 그려봅니다. 하늘나라에서는 모든
것이 놀랍도록 아름답게 이어지는 흐름 속에 섞여듭니다. 끊
임없이 할렐루야가 울려 퍼집니다. 우레 같은 음성이 있는가
하면, 능숙한 연주자들이 섬세하게 연주하는 하프 소리처럼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성도 있습니다. 할렐루야! 아멘! 하느
님을 찬양하라!
하느님의 옥좌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이 낙원에 사는 행복
한 영혼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의 모든 종들아, 낮
은 사람이든 높은 사람이든 하느님을 경외하는 모든 이들아,
우리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묵시 19,5) 모든 성인의 합창이
응송으로 "할렐루야! 하느님을 찬양하라!"고 노래합니다.
하느님의 옥좌에서 들여오는 음성은 거룩한 자발성으로
기꺼이 응답하려는 너그럽고 사랑 어린 온정을 불러일으킵
니다. 하느님께 응답하려는 열망이 그 옥좌에서 마음으로 전
달되고 사랑 어린 친절이 마음에서 옥좌로 전달됩니다. 하늘
나라는 영원한 기쁨을 담은 찬가로 가득합니다.
2년 전 밀라노에 있을 때 일입니다. 그곳의 한 수도원에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이가 있었습
니다. 모두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지만 그중에서
도 그의 목소리는 도드라졌습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마리
아의 목소리도 이와 같습니다. 마리아의 찬미소리는 사람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져 당신 아들 구세주를 끌어들입니다. 그
순간 우리는 그저 잠잠히 경외감에 사로잡혀 감탄할 뿐입니
다.
성자께서는 당신 아버지께 무슨 노래를 불러드리고 계실
까요? 사람들은 향기를 풍기지만 그분은 향기 자체이십니
다. "이사악은 그의 옷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그에게 축복하
였다. '보아라, 내 아들의 냄새는 주님께서 복을 내리신 들의
냄새 같구나.'"(창세 27,27)
숲속에서 온갖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었다고 해도 명창 밤
꾀꼬리 노랫소리를 듣는다면, 그대는 다른 어떤 새들의 노랫
소리보다 밤꾀꼬리의 노랫소리를 더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천상 군중의 찬양 노래를 들을 때 우리 구세주의 빼어난 찬
양 노래가 더욱 또렷이 들려올 것입니다. 그러면 영혼은 깊
은 잠에서 깨어나 응답하며 기뻐 어쩔 줄 모릅니다.
우리가 찬란한 태양빛을 노래하며 태양 가까이 들어 올려
질 때 태양이 찬양할 만한 가치가 있음을 깨닫습니다. 태양
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빛이 밝아집니다. 아름다운 태양빛이
종다리가 노래하도록 자극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종다리
는 높이 날수록 더 아름답게 노래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종다리는 올라갈 수 있을 만큼 올라갔다가 땅으로
내려옵니다. 그러면 노래도 사그라듭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 사랑이 우리를 줄곧 높이 들어 올려
거룩하게 해주고 사람들의 찬양 노래에 우리 노래를 더하게
합니다. 하느님을 아무리 찬양해도 끝이 없음을 깨닫습니다.
이 깨달음은 우리에게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하고
찬미하게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이 우리의 찬양 노래
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원한 영광에서 비롯됨
을 확인하려고 계속 노래합니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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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