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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바닷가 찻집 창가에 앉아 하염없이 끼룩 끼룩 바다위를 나는
갈메기의 모습을 바라 보는
빨간 쉐타의 긴머리 소녀가 ---
차를 마시는 내 눈에 참 아름답고 그림같이 보이던
그 소녀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행여 내쪽으로 눈길을 줄까 오래 기다렸지만 긴머리 빨간 쉐타의 소녀는
눈길을 주지 않더군요 바쁜 일정에 아쉬움 남기면서 차값을 계산하면서
지나간 말로 찻집 주인에게 저 아가씨 무엇 하는 사람인가요 물었더니---
서울서 미술 대학 다니다가 휴양차 내려온 아가씨래요-
사실 나는 군인이었고 휴가가 끝나 귀대 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왜일까 그 긴머리 소녀를 다음기회에 만날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언제 한번 만나고 싶다 빨간 쉐터에 긴머리 아가씨
창가에 앉아 바다 그리고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던 아가씨--
그 모습 한폭의 서양화라는 엉뚱한 생각 때문이었을까?
다음 휴가때 찻집주인에게 다시 물어보면 긴머리소녀를 만날수가 있게지
혼자 기대에 차 뿌듯한 마음이었다
귀대 하던 나를 부대원들은 말없이 바라만 볼뿐 그때 선임하사가 김상병
너 저기 파월 특명이 났어 지원 했나-- 네 ~1
당시 가난이 몹시도 싫어 전쟁터에서 전사를 하면
우리 부모님이라도 잘살겠지 라는 생각에 지원을 했었다
다음날 새벽차로 훈련소로 ---
땀흘린 훈련 월남 병영 생활 ---그 긴머리소녀를 잊고 살았다
1967년 12월25일 파월임무를 끝낸 병사들을 태운 배는
부산항에 천천히 입항을 하고 있었다
파월 기간동안 상병에서 병장으로 진급한 김 병장의 눈에 띈것은
갈메기다 갈메기 몇마리가 편대를 이루어 부산항 제3부두를 날고 있었다
순간 김병장의 뇌리에 스친 빨간 쉐타 긴머리 아가씨 생각이 떠올랐다
참 아름다운 아가씨 모습이었는데---
주소 이름이라도 알아 둘걸 못난 성격 탓에 그럴 용기가 있어야지
용기 있는자만이 얻을수 있다는 누군가의 얘기가 맞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그런 기회가 온다면 이제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을거야--
김 병장의 혼자 생각이며
왜 그때 그아가씨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지 참 모를 일이다
배는 서서히 부산항 제3부두에 도착되고 찬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이제 귀국은 했다 취직도 해야하고---
꿈이라기 보다 살아갈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서고--
그 긴머리 소녀의 생각은 짝 사랑으로 끝나고 말았다
아니 그건 사랑이 아니라 혼자 생각 하는 빨간 쉐타에
긴 머리소녀의 모습이 그리웠을뿐이지 바다를 바라보던
갈매기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청순하기 짝이 없는
어느 순정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아름 답다고 생각 되는
그 자체일뿐 그 녀가 누구며 어디살며
아무 인연도 얽힌게 아닌데
그 청순한 모습이 마음을 잡았을 뿐---
하여튼 그 아름다운 추억은 혼자 만든것이기에 누구에게도
얘깃거리라고 말 할수도 없고
책 갈피에 꽃아둔 가을 단풍잎 그 자체라고만 생각을 했다
제대후에 그 찻집에 한번 찾아가서
그 긴머리 소녀의 소식을 물어 보고 싶었지만---
3년후 가을 우연히 백화점 갤러리에 전시된 그림
"갈매기의 꿈"이라는 그림을 보았다 어쩜 긴머리 소녀가
빨간색 쉐터를 입고 창가에 앉아 바다 그리고 편대지어
날아 다니는 갈메기 아 ~! 그 모습 그대로 그림이다
그림밑에는 화백 이름이 적혀 있었다 李相利
흥분된 마음 반가운 마음 표현키 어려운 기분이다
전시장 안내에게서 갈메기 꿈을 그린 화백 선생의
연락처를 얻을수가 있었다 아 정말 신기한 일이다
집에돌아와 전화를 걸었다 그곳은 동해안 어느
중학교 교무실이었고 李相利선생은 미술 담당 선생이었다
저 "갈메기의 꿈" 그림이 궁금해서 전화를 했습니다
별다른 말할 이유가 없는 터라 이렇게 말을 했다
아 네--- 그 그림은 몇년전에 습작으로 그린 그림 입니다
선생님이 작품 갈매기의 꿈 유화 말 입니다
사연이 있어 언제쯤 그 사연을 듣고 싶은데 찾아뵈도
괜찮을까요 내 요청에 이선생님은 약간 망서리더니
네 그림에 무슨 사연일까요 제가 궁금 해집니다
이선생은 밝게 웃는 목소리로 답을 했고 언제적 틈이 나면
학교가 있는 동해안 쪽으로 여행겸 찾아가리라 마음 먹었다
< 사람들은 인연을 맺으며 살아갑니다
그 인연의 이야기를 다음에 하기로 하겠습니다>
<詩庭박 태훈의 해학이있는 아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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