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꼴찌
첫째와 꼴찌
내 인생의 기복은 유별납니다.
첫 번째 스승은 내게 "왕이신 그리스님의 영광을 위해
모든 일에 있어서 첫째가 되시오."라고 말했고
마지막 스승인 샤를 드 푸코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게 대한 사랑을 위해 모든 사람 가운데
꼴찌가 되시오."라고 내게 조언했습니다.
두 가지 내용이 다 옳을 수 있습니다.
그 내용을 잘못 알아 들었다면 내 탓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어깨가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분명하게 보였던 것이
바로 그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마치 그 무게에서 벗어나려는 듯
갑자기 뒤로 몸을 뺐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요?
모든 것이 제자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흠집 하나도 천장에 없었고,
삐익하는 소리 하나 나지도 않았습니다.
25년 후 나는 정말로 아무것도
내 어깨를 짓누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그 기둥은 거짓되고 인위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으로
내 환상과 자만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뭔가를 떠받치고 있다고 믿으며 걷고 달리고
이야기하고 조직하고 일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실제로는 아무것도 떠받치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무게는
온통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나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2천 년 동안이나 말씀해 오신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자 하는 원의가 생겨났습니다.
"너희도 명령대로 모든 일을 다하고 나서는
'저희는 보잘것 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라고 말하여라."(루가17,10)
◀◀◀ 보이지 않는 춤 중에서 ▶▶▶
'백합 > 주님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변화할 시간 (0) | 2022.09.27 |
---|---|
미사 중에 드린 청원 (0) | 2022.09.25 |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일어난다 (0) | 2022.09.24 |
내 영광을 구하면서 (0) | 2022.09.23 |
주님의 십자가 때문에 (0) | 2022.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