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하늘을우러러

2022년 1월 23일 연중 제3주일(하느님의 말씀 주일) 제1독서 (느헤8,2-4ㄱ.5-6.8-10)

수성구 2022. 1. 24. 01:15

2022년 1월 23일 연중 제3주일(하느님의 말씀 주일) 제1독서 (느헤8,2-4ㄱ.5-6.8-10)

그는 '물 문'앞 광장에서,해 뜰때부터 한낮이 되기까지 남자와 여자와 알아들을 수 있는

이들에게 그것을 읽어 주었다~그 책, 곧 하느님의 율법을 번역하고 설명하면서 읽어

주었다. 그래서 백성은 읽어준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느헤미야 총독과 율법학자며

사제인 에즈라와 백성을 가르치던 레위인들이 온 백성에게 타일렀다. "오늘은 주

여러분의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온 백성이 울었기 때문이다. (8,3.8-9)

 

'물 문' 앞 광장에서(3) 

 

느헤미야서 3장 26절에도 나오지만, '물 문'앞 광장이란 예루살렘 동쪽 성벽에 

있던 성문인 '수문(水門; 샤아르 함마임; shaar hammaim; the Water Gate) 

앞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넓은 광장을 말한다.

 

동쪽 '물 문'(동편 수문)은 성 밖에 있던 기혼샘과 느티님(the Nethinims) 사람들의

거주지인 오펠(Ophel)사이에 있는 문을 말한다.

 

이 문이 기혼샘과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수문(水門)으로도 불리워졌으며, 식수를

얻기 위하여 사람들이 이 문으로 많이 드나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는 공중 집회를

가질 수 있는 넓은 광장도 있었다. (느헤8,1)

 

 

'그 책, 곧 하느님의 율법을 번역하고 설명하면서 읽어 주었다'

 

여기서 '번역하고'로 해석된 '메포라쉬 웨솜'(mephorash wesom;making it clear; 

gave distiinctly)에서 '메포라쉬'(mephorash;clearly; distinctly)는 

에즈라에 의해서 봉독된 율법책의 말씀을 백성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레위인들이 

통역하였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설명하고 해석하였음을 묘사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오랜 기간 동안 바빌론 지역에서 생활하였던 이스라엘 후손 가운데는 모국어인

히브리어를 잊어 버렸거나 능통하게 사용하지 못해서 히브리어로 봉독된 율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일종의 통역이 필요했다는 견해가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는다.

 

동시에 하느님의 뜻이 담겨있는 내용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알아들을 때까지 뚜렷하게

설명해 주었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오늘은 주 여러분의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 

 

느헤미야와 에즈라 및 가르치는 일을 맡았던 레위인들은 백성들이 율법의 말씀을 듣고

통회하며 울자 그들에게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고 권고하였다.

 

비록 그 슬픔과 눈물이 그들의 죄에 대한 자각과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깨달음에서 

오는 긍정적인 것이었지만 그들이 울지 말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오늘은 주 여러분의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기 때문이었다.

 

원문은 '하이욤 카도쉬 후 라이흐와 엘로헤켐'(haiyom qadosh- hu laihwah 

ellohekem;This day is sacred to the LORD your GOD)이다.

 

여기서 새 성경에서 번역이 불분명하게 된 히브리어 '후'(hu)는 인칭 대명사 3인칭

단수로 '그' 곧 '주 여러분의 하느님'을 가리킨다.

 

또한 이 '후'(hu)가 '거룩한 날'에 해당하는 '카도쉬'(qadosh)와 '막켑'(-)으로 직접

연결됨으로써, 그 거룩한 날이 바로 '그'와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는 거룩한 날의 근거가 바로 주 하느님께 있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새 성경이 '주(의)'로 번역한 '라이흐와'(laihwah)는 '주'를 뜻하는 '예흐와'

(yehwah)에 전치사 '레'(le)가 결합된 형태이다. 전치사 '레'(le)는 여기서 '~에게

속한'이란 소유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즉 원문은 '오늘'이 누구에게 속한 날인지를 강조하여 표현하고 있다.

 

다시 말해 본문은 '오늘은 거룩한 날이다. 너희 주 하느님께 속한, 바로 그분의 거룩한

날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주 하느님이시고 모든 것은 그분을 중심으로 그분의

뜻대로 그분의 말씀대로 행해져야만 되었다.

 

여기서 '오늘'은 유대 종교력으로 칠월 초하루인데, 나팔을 불어 기념일임을 알리고

거룩한 모임을 열어야 하는 날이다.

 

이 날은 주님을 위한 향기로운 번제물로 황소 한 마리와 숫양 한 마리와 일년 된

흠 없는 어린 숫양 일곱 마리를 바쳐야 하고, 이와 함께 기름을 섞은 고운 곡식 가루를 

곡식 제물로 곁들일 뿐 아니라 숫 염소 한 마리를 속죄 에식을 드리는 매우 특별한

날이다(레위 23,24.25;민수29,1-6; 여호6,21; 1사무 22,19; 1역대16,3).

 

이 칠월 초하루에는 모든 노동을 금하였을 뿐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하는 

거국적인 절기였다.

 

유대 종교력으로 7월은 새해가 시작하는 첫날이며, 유대 민간력으로는 1월이다.

 

이스라엘 후손들은 이 날, 새해 첫날을 하느님께 바침으로써 그밖의 모든 날도 

하느님의 날임을 고백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를 다짐함으로서 자신이 하느님의

백성임을 확인하는 날이다.

 

하느님께 이 날을 드림으로써 한 해 전체를 하느님의 뜻에 합당하게 살기를 

다짐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오늘' 칠월 초하루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기쁘고 즐거운 축제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레위23,24.25; 민수29,1-6; 신명12,7.12)

 

 

'온 백성이 울었기 때문이다'

 

느헤미야서 8장 4절에서 8절까지 에즈라가 율법을 봉독하고 레위인들이 그 말씀을

알기 쉽게 해석해 주어 백성들로 하여금 깨닫게 하였음을 보도하였다.

 

이제 본문은 이에 대한 백성들의 반응을 보도한다. 율법의 말씀을 듣고 깨달은 

백성들은 모두 울었다.

 

여기서 '울었기'에 해당하는 '보킴'(bokim)은 '울다'라는 뜻의 동사 '빠카'(baka)의 

분사형이다. 이처럼 분사형이 사용된 것은 백성들이 잠시 잠깐 운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흐느껴 울었음을 보여준다.

 

바빌론에서 돌아온 유다 귀환민들은 율법책에 기록된 말씀을 듣고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즉 율법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하여 진정한 회개 운동이 일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