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 (마르2,23-28) - 신부님 복음 해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27~28)
마르코 복음 2장 27절의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라는 구절은 병행
구절인 마태오 복음 12장 1~8절이나 루카 복음 6장 1~5절에는 없는 내용이다.
아마도 마르코 복음사가가 다른 복음사가가 전승된 내용들 중에 간과한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빠트리지 않고 기록한 것 같다.
그리고 이 구절의 메시지는 바리사이들이 안식일에 관한 39개 세부 조항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사람들을 단죄하고 힘들게 만들었던 것과는 달리, 안식일의 참된 의미가 오히려
사람들을 위하여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가르쳐 준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셨다.
또한 '그러므로'에 해당하는 '호스테'(hoste; therefore)도 병행구절에는 없고 마르코
복음에만 있는 단어인데, 앞문장과 뒷문장이 원인과 결과의 관계에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런데 여기서는 앞문장을 받기보다는 안식일에 대한 전체의 논쟁을 결론짓기 위해
도입된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바리사이인들은 안식일을 지키는 데에는 열심이었지만, 안식일이 왜 있는지에 대한
진정한 의미는 깨닫지 못했고, 그 결과 그들은 사람들에게 안식을 제공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단죄와 억압, 죄의식의 굴레만을 덧씌었을 뿐이다.
이에 비해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의 분명한 의미와 안식을 사람들에게 되찾아 주셨다.
따라서 본문은 예수님이야말로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는 표현인 것이다.
마르코 복음 2장의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죄사함의 권한이 있으시고
(10절), 의인이 아닌 죄인을 부르러 오셨으며(17절), 혼인 잔치 집의 신랑(19절)이실 뿐
아니라 안식일의 주인(28절)까지 되시는 분으로서 나온다. 즉 이 네 편의 논쟁은 모두
예수님의 신적(神的)인 권위에 도전하려는 바리사이들이 율법에 대한 자신들의 인위적
규범을 근거로 제시하며, 예수님을 책잡으려는 시도를 다루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의 도전에 대해 바리사이들이 반론을 펴지 못할 정도로 각각의
명쾌한 답변들을 일일이 제시하였다(10,17.22.28절).
그런데 그 답변들을 살펴보면, 어떤 분야에 대한 질문이든지 하나의 공통된
관점들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것은 답변자이시고 논쟁을 일으킨 행위의 중심 자체가
되시는 예수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점진적 계시이다.
예수님은 바로 '땅에서 죄를 사하시는 권한을 가지신 분'(10절)이시고, '죄인을 부르러
오신 분'(17절)이시며, '새 포도주, 즉 새로운 질서로서의 복음을 가져오신 분'(22절)
이시며, '안식일의 주인이신 분'(28절)이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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