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성탄대축일 낯 미사

수성구 2021. 12. 27. 05:49

성탄대축일 낯 미사

 

어제 전야 미사 “마지막 멘트”에서 “주님께서 오셨음을 느낍니까?” 하고 물었더니 네! 하셨어요.

정지된 이 시기에 대단한 영성입니다만, 사실 과거로 갈수록 대축일이면 그에 맞갖게 요란했었죠?

특히 성탄이면 떠들썩했는데, 요즘 팬데믹 탓인지? 캐럴송도 없고, 조용하니 갈수록 성탄 분위기가 가라앉을 것 같습니다.

성탄의 황홀감이나 기쁨은 못 느끼고 너무나 일상적이긴 하지만, 우리는 현실에 현혹됨이 없이 사실대로 믿어야 하며

주님 탄생의 의미마저 저버리면 안 되겠죠?

또한 분위기가 죽어있다고 해서 의식이 약해져서도 안 되며, 맞이함에 소극적이라 해도 성탄의 의미는 그대로이므로 인위적인 것에 치우치지 말며

사실 그대로 인식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스도란? 임금이신 주님께서 백성에게 오신다는 의미이므로, 과거 우리는 주님이 오셨음을 구유와 트리와 꽃을 통해 맞이하고,

나아가 미사와 성체성사로서 대미를 장식했었죠.

그리고 성탄 대축일을 일반적으로 부르는 말인 `그리스도의 미사`, Christ와 Mass의 합성어로서 "크리스마스에 모인 이들에게 오신다.'는 의미이므로

그처럼 미사 중에 빵을 나누는 거죠.

또한 우리의 마음가짐도 중요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오셨다는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형식에만 치우친다면 진정한 오심의 의미는 헛되는 겁니다.

따라서 함께한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동참하여 심취하다 보면 어떤 현상이 나타납니까?

어떤 이는 부활 즈음이면 "주님의 고통에의 동참하듯이 아프며, 어떤 이는 성탄 즈음이면 괜히 기쁘답니다."

이처럼 진정성이 있었을 때, 동참의 현상으로 나타나 함께한다는 거죠.

비록 어려운 시기이지만 주님께서 분명 오셨으므로 우리는 "어떻게 모셔야 은혜로운 시간이 될 것인지?" 앞으로 성탄 시기를 통해 공부하기로 하겠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2021, 부산교구 이민 미카엘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