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황소의 눈물
늙은 황소의 눈물
아버지를 모셔왔다
오기 싫다는 것을 코뚜레에 고삐까지 바투 잡고
억지로 모셔왔다
그날 밤 갓난아이처럼 큰일을 저지른 아버지……
필기체로 살아오신 분이
왜 갑자기 인쇄체가 되신 걸까?
이후, 모두들 콧구멍만 틀어막을 뿐
아무도 외양간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강아지가 들어왔다
천방지축, 아무데나 똥오줌 누고 털을 날려도
찡그리는 사람이 없다.
앞 다투어 물고 빨고 침대까지 데려가
함께 껴안고 쿨쿨 잘도 잔다.
분명 피는 물보다 진하다 했는데
강아지만도 못한 희나리 신세
결국 아버지는 노랗게 질려버린 은행잎처럼
요양병원으로 말머리를 돌려야했다.
한걸음 또 한걸음 우시장 향해 가는
노을빛 황소의 커다란 떨림의 중력……
차가운 강물에 떠내려가는 만추(晩秋)처럼
고개 숙인 아픔도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평생을 쟁여지듯 소걸음으로 살아오신 아버지가
자박자박 자꾸만 눈에 밟힌다.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고향집 뒤꼍 핏빛으로 단풍든 감이파리처럼
각혈하듯 강아지에게 발길질 한번 했지만
그런다고 불효가 씻어질까?
< '김 형 태 : 늙은 황소의 눈물,에서>
연로하신 부모님,
무조건 집에서 모시자고 고집 할 수만도 없고
요즘 중년들의 애환입니다.
* 부모님께 전화드리는 효도하는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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