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까마득한 날에
정끝별
밥 하면 말문이 막히는 밥 하면 두 입술이 황급히 붙고 마는 밥 하면 순간 숨이 뚝 끊기는
밥들의 일촉즉발 밥들의 묵묵부답
아, 하고 벌린 입을 위아래로 쳐다보는 반쯤 담긴 밥사발의
저 무궁, 뜨겁다!
밥
ㅡ출처 : 『제23회 소월시 문학상』(문학사상, 2008) ㅡ사진 : 다음 이미지 ----------------------------------------------
끝도 없고 한도 없는 저 무궁을 뜨겁다고 하는 이의 밥은 그에게서 어떤 이미지길레 말문이 막힌다는 둥 입술이 황급히 붙는다는 둥 순간 숨이 뚝 끊긴다는 둥 일촉즉발, 묵묵부답이라고 하는지
밥을 알든 모르든 생명을 전제로 하면 그 앞에서는 엄숙해야 한다 아마도 밥으로 해서 일어난 일에 대한 추억거리라면 생존을 제일로 치겠는데 그것 때문에 우리가 가져야 할 가치는 무엇으로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 누구나 먹어야 산다 그걸 우리는 밥이라고 했다 뜨신 쌀밥을 제일로 쳤다 지금도 그 향수에 젖은 사람들은 보리밥집에 가서도 쌀밥만 찾는다
밥 가지고 비겁한 짓하면 안 된다
詩하늘
<시하늘 시편지> ☞ http://cafe.daum.net/sihanull/9bUn/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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