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호세아의 혼인 이야기

수성구 2021. 7. 2. 03:21

호세아의 혼인 이야기

호세아의 혼인 이야기

(성경 속 하느님 생각 민남현 수녀)

 

호세아의 흥미진진한 자전적 삶이

호세아를 통하여 주님께서 하신 말씀의 시작이란 표현으로 소개되는 것을 보면

이 예언서의 핵심은 호세아의 사생활이 아닌

하느님 말씀이 품고 있는 메시지다.

 

 

예언자는 자기의 혼인 삶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전하고자

지난날을 냉정하게 바라본다.

그가 처음부터 자기 가족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이유는

그의 체험이 바로 이스라엘한테 배반당한 하느님의 현실과 다르지 않음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호세아는 자기와 아내의 관계를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로 비유하면서

그 안에서 결정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솔직하게 밝힌다.

 

 

호세아가 결혼한 여성은 창녀로 소개된다.

창녀라는 불명예스러움은 가나안의 종교적 행위와 관련된 것일 개연성이 높다.

가나안에서는 농작물의 풍요를 기원하는 신전 매춘이 성행했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이방 종교예식에 크게 매력을 느껴

이스라엘 처녀들을 간택해 성적 종교예식을 거행하게 했는데

호세아의 아내 고메르는 이런 인물 가운데 하나였을 것이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신들한테 매료된 이유는

부를 가져다주는 힘 있는 존재랄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간적인 계산을 근거로 한 불충실은 하느님의 마음을 거부한

우상숭배이기에 예언자는 창녀행위에 빗대어 신랄하게 비판한다.

배우자의 불충실로 금이 간 사랑 이야기만큼.

하느님이 이스라엘한테 배반당한 아픔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좋은 예가 또 있을까.

 

 

호세아는 아내가 자신의 사랑을 거부하고 불륜을 행한 사실과.

이스라엘이 주님의 사랑을 거부하고 가나안 신들을 뒤쫓는 불충실을 거침없이 비교한다.

그만큼 인간을 향한 하느님 사랑은 구체적이고 인격적이다.

혼인 삶에서 지독한 고통을 체험한 호세아는 이 체험이

바로 이스라엘한테 전해주어야 할 자신의 예언적 사명이라는 확신에 이른다.

그래서 창녀인 아내 고메르와 결혼한 것이 깊은 신학적 동기를 지닌

하느님의 뜻이었다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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