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하느님의 현존과 고독은 어디에서나 누린다

수성구 2021. 4. 20. 02:14

하느님의 현존과 고독은 어디에서나 누린다

하느님 안에 숨은 생활 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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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현존과 고독은 어디에서나 누린다

 

 

하느님의 현존과 위대하심에 대한 생생한 느낌을

우리는 어느곳에서나 보존할 수 있다.

대도시의 인산인해 속에서도 우리는 피조물로부터 떠나서

가장 외진 사막에서처럼 오로지 하느님과 더불어 친밀하게 지낼 수 있다.

피조물에게 애착이 없는 사람은 하느님 외에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하느님만이 전부이고 하느님을 어디에서나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알게 된다.

그에게 있어 장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만일 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세속의 친구 때문에 슬퍼한다면,

그것은 우리 안에 계시는(마태오 28:20 참조)

하느님의 위엄을 손상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곧 "당신 한 분만이 나에게는 충분하지 않습니다"라고

하느님께 말씀드리는 것이나 조금도 다름이 없는 일이다.

 

우리 안에 하느님의 현존에 대한 믿음이

언제나 생생하고 효과적이기 위해서,

우리는 모든 피조물로부터 이탈하여 살도록 힘쓰자.

필요하다면 피조물에 대한 추억까지도 버리자.

 

모든 피조물을 포기하지 않고는 하느님을 완전히 소유하고 맛들일 수가 없다.

하느님 자신이 가끔 여러 가지 손실이나 질병을 통해서

우리로 하여금 모든 피조물로부터 멀어지도록 해주신다.

친구에게 배반당하고 버림받을 때 우리는 곤경에 처하게 되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서 느낄 수 있는 은총의 위로를 거두어 가시면

일반적으로 우리는 사랑에 찬 그분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고통이 가장 큰 불행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그것을 피하려 들며 흔히 온갖 방법과 수단으로 재난을 막으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고통과 불행이 하느님을 확실히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고, 길임을 모르고 있다.

우리가 피조물로부터 멀어지고 떠나게 되면 될수록

그분은 우리에게 더욱 더 가까이 계신다.

어떠한 피조물에도 집착하지 않고 어떠한 일에도 참견하지 않으며,

오직 하느님의 뜻과 그의 법규에만 몰두하는 영혼은

내적 섬세함에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우리 안에 하느님의 현존하심을 느낄 수 있는 그 빛으로

영혼은 외적인 직무 중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하느님의 뜻만을 원하기에 하느님께 어린이다운

자녀의 정으로 순명하며, 그는 피조물에 접근해야 할 때도

거의 하느님 뜻에 맡기곤 한다.

하느님을 맛들이는 것에나 이웃에게 봉사하는 데 있어서

그분의 뜻에 맞도록 자신을 내어 맡긴다.

하느님의 마음에 들고, 그분의 뜻을 행하는 것 외에 그 영혼은

아무 것도 찾지 않기 때문에 양쪽의 것이 다 좋기만 하다.

그는 하느님 안에서 쉬는 것보다 하느님 자체를 더욱 좋아한다.

이러한 영혼은 하느님의 달콤한 평화에 아주 감동되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자의(自意)나 혹은 감관적인 즐거움으로 하지 않는다.

외적인 일들이 그를 유혹할 수 없게 된다.

 

자신이 무한한 사랑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말하거나 듣거나

먹는 것과 변화 무쌍한 것들을 보는 것도 때로는 짐스럽기만 하다.

그분의 보화가 있는 내면으로 그의 생각과 마음이 쏠리게 된다(루카 12:34 참조).

모든 것을 떠나서 더욱 더 진정으로 그리고 경외심에 찬 마음으로

하느님의 현존 가운데 머물고 싶은 강한 열망은, 때때로 장님, 귀머거리,

벙어리... 가 되고 싶은 충동을 마음 속에 생생하게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는 내 영혼이 가끔 하느님의 현존을 잊어버리고 오관의 창문을 통해

외출하여 피조물 가운데 떠돌아다니는 것을 체험하기 때문이다.

영혼이 하느님 안에만 머물러 있도록 우리는 오관의 창문을 닫아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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