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무엇이 부활의 삶인가

수성구 2021. 3. 31. 01:02

무엇이 부활의 삶인가

4월 첫째주 주님 부활 대축일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요한 20.1-9)

 

무엇이 부활의 삶인가

(송동림 신부. 제주 신성여자중학교 교장)

 

학교 근처에 교회 묘지가 있다. 고향에서 62년을 살고 본향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도 그곳에 계시다.

가끔 묘지에 간다. 지상 삶에 대한 애착이 올라올 때 가기도 하고.

죽음을 묵상하기 위해 가기도 한다.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기도도 한다.

어릴 때는 묘지가 무서웠는데 사제가 된 지금은 그곳에서 나를 보게 된다.

그러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묵상하게 된다.

 

 

예수 부활은 우리 신앙의 핵심이다. 인간의 마지막인 죽음을 뛰어넘어.

죽음 너머의 세상을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활은 우리에게 더더욱 희망이 된다.

복음은 예수의 무덤이 비어있다는 사실을 통해 예수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제자들은 예수의 무덤에서 예수의 시신을 누가 훔쳐 가지 않았을까! 의심도 했다.

처음에는 예수의 부활 예고의 말씀도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결국에 믿게 된다.

 

 

부활의 확실한 증거는 제자들의 변화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예수의 십자가 죽음에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며 고향으로 돌아가던 제자들이 달라진다.

두려워서 도망가고 숨었던 제자들이 변화한다.

죽음을 두려워했던 그들이 오히려 죽음을 무릅쓰고 사람들에게

예수의 부활 소식을 알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오늘을 사는우리에게 사도 바오로는 땅에 있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하늘에 있는 것을 생각하라고 말한다. (콜로3.1-2)

누군가의 죽음은 우리로 하여근 일상을 멈추게 하고 무언가를 생각하게 한다.

나아가 예수의 부활은 우리로 하여금 진리를 향해 담대하게 나아가게 하고.

삶에 열정을 갖게 한다. 자신만 살려고 하지 않고

타인을 살리려고 하고 피했던 고통은 받아들이려고 한다.

손해 보는 것을 싫어했는데 희생도 감수하려 한다.

 

 

우리도 부활의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지상 삶을 충실히 살되 집착하지 않으려는 마음.

질병과 죽음에 대한 염려가 있어도 내려놓고 예수의 말씀으로 채우려는 마음.

인간의 말보다 하느님의 말씀을 더 의식하는 마음일 것이다.

이 모두가 부활의 기쁨을 지금 여기서 누리는 비결이 아닐까.

이제 우리가 부활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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