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되어야할 신자 재교육 -1
▲ 한국교회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은 유형별로 다양하지만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 주입식 강의로 이뤄져 신자들의 관심 또한 낮다.
"제가 보기에 가톨릭 신자 90%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확실한 정체성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제대로 알고 체험하는 게 없습니다."
태중 교우로 성당을 다니다가 7년 전 개신교회로 옮긴 김 모(41)씨의 평가다.
대다수 가톨릭신자들은 그저 주일날 성당만 왔다갔다한다는 것이다. 김씨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자.
"천주교는 교육은 많지만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개신교회는 그렇질 않습니다.
교단마다 차이는 있지만 단계별로 재교육 과정이 철저합니다.
단순히 공부하는 수준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완전히 바꾸는 지독한 훈련입니다.
많은 개신교인들이 그 과정에 참여합니다.
이론적으로, 영적으로 충만해질 수 밖에 없는 거죠."
김씨는 "최근 가톨릭신자 수는 늘고 개신교 신자 수는 답보 상태라고 하지만
내실을 도외시한 증가는 숫자놀음 이상의 의미는 없다"면서
"가톨릭신자는 활동에 앞서 자신이 믿는 것을 제대로 알고 깨닫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개신교 신자의 일방적 비판이라고 흘려버릴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한국교회 현실, 특히 '신자 재교육' 문제를 냉철하게 되돌아보게 하는 작은 거울임에는 틀림없다. '
신자로서 정체성 부족'은 '신자 재교육 부족'이라는 말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왜 신자 재교육인가
신자 재교육이 왜 중요한지는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명하다.
교육을 받지 않고서는 도대체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敎)라는 뜻 자체가 '그리스도에 대한 가르침', 즉 '그리스도 교육'이다.
바야흐로 평생교육 시대다.
현대사회가 어떤 일정한 연령대에 미리 정해진 교과내용을 배움으로써 끝내는 '분절교육'에서 요람부터 무덤까지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평생교육'의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교회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쫓아가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교회 안팎으로 당면해 있는 숱한 문제들의 근본 원인을 교회 평생 교육 시스템의 부재에서 찾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신자들이 내적으로 변함으로써 교회에 헌신하고, 나아가 그들을 신앙의 진리와 교회 가르침에 따라
사회를 복음화하는 사도로 양성하고자 할 때 가장 좋으면서 또 유일하다시피한 방법은 바로 교육"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이 문제인가
서울대교구 모 본당에서 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 가타리나(39)씨.
초등학교 때 첫 영성체를 하고 줄곧 성당을 다녔지만
교육이라고는 3년 전 반장으로 임명되면서 받은 구역ㆍ반장 학교가 유일하다.
강씨는 "재미있는 강의는 가슴에 남는 게 없었고, 유익하다 싶은 강의는 대체로 지루했다"며
교육 과정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구역장의 재촉에 못이겨 억지로 교육에 참석한 경우도 많았다는 강씨는
"눈길을 끄는 교육 프로그램이라면 모를까 지금과 같은 방식의 교육에는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했다.
유익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는 교육에 참석하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것이다.
강씨의 경우는 한국교회 신자 재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사실 한국교회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은
△소공동체 모임을 통한 교리, 혼인강좌, 각종 성경공부, 대림ㆍ사순특강, 노인대학, 각종 피정 및 세미나(교리교육)
△교구나 지구 차원의 사목위원 교육을 비롯해 주일학교 교사ㆍ소공동체 지도자ㆍ각종 봉사자ㆍ단체간부 교육(직능교육)
△각종 신심단체가 주관하는 교육 등 유형별로 매우 다양하다.
허지만 문제는 특정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한
본당에서 받는 교육은 예비신자 교리로 끝나고 만다는 점이다.
아울러 본당별로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편차가 심할뿐 아니라 교육마다 내용과 성격이 다 달라
전인적 신앙 성숙을 꾀하기 어렵고, 교육간 연계성이 거의 없어 참다운 재교육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
또한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금까지의 문제는 통계적인 답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선 후기 글에서 답을 찾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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