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보다 위대합니까?
예수님보다 위대합니까?
(엠마오로 가는길에서 송현신부)
어느 레지오 마리애 단장이 한 자매와 무척 친하게 지냈습니다.
레지오 회합 때는 물론 성당 안에서도 늘 옆자리에 같이 앉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서로 떨어져 앉는것이 아닙니까.
이 사실을 눈치챈 본당신부가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단장님. 요즘은 왜 그 자매님과 같이 앉지 않으세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단장은 한숨을 내쉬며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신부님. 말도 마십시오! 그 자매와 허물없이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돈 거래를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제 돈을 빌려가서는 약속 날짜를 어기지 뭡니까?
이제 다시는 그 여자를 쳐다보기도 싫습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신부가 질문했습니다.
그렇다면 단장님은 자신이 예수님보다 더 위대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단장은 놀라서 반문했습니다.
아니. 신부님 .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에 본당 신부가 엄숙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예수님은 유다가 당신을 팔아넘길 거라는 사실을 아시면서도
그와 함께 앉아서 만찬을 나누시지 않았습니까?
영국의 시인 그레이가 말한 것처럼.
사랑이 요구하는 유일한 선물은 오로지 사랑뿐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은 우리에게도 똑같은 사랑을 요구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서 주님의 사랑을 계속 이어가야 할 사명을 받았습니다.
사제는 미사때마다 최후의 만찬에서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반복합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고 받아 마셔라.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7-20)
이는 예수님의 재림 때까지 지속적으로 행해야 함은 물론.
당신의 삶을 그대로 따라서 행하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이 당신의 모든 것을 나눠주셨듯이 우리 역시 그렇게 하라는 분부입니다.
성체를 모시는 우리도 이 세상 속에서 또 하나의 성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미사 때마다 성체를 모시는 우리 안에 예수님은 분명 살아 계십니다.
성체의 형상으로 주님은 인간 존재와 일체를 이루십니다.
또한 한없이 나약하고 부족한 우리의 영혼 속으로 들어와 영적인 양식이 되십니다.
우리에게 사랑의 삶을 향한 열정과 용기를 안겨주십니다.
신앙인은 거룩하신 주님을 모시고 거룩히 살아야 합니다.
사랑의 삶을 살아가신 주님을 모시고 사랑의 삶을 살아야합니다.
자신의 삶을 주님의 삶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자.
그런 사람에게 천상 행복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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