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바다
신비의 바다
마태 복음 18장 1-5.10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을 일컬어 맥주병이라고 하지요. 제가 그렇습니다.
사람들 말로는 몸이 경직되어 그렇다는데, 머리로는 몸에 힘을 빼야지 하면서도
막상 물에 들어가면 어느새 몸에 힘이 들어가버립니다.
그런데 수영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물 속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운동을 해도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물 위에 떠 있으면 평화로운 마음마저 든다고 하지요.
또 체력을 유지하며 물 위에 떠 있는 ‘생존 수영’을 배우면,
몇 시간이라도 떠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저로서는 그저 신기하고 부러울 따름입니다.
우리 영성 생활의 발전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처
음엔 자기 힘으로 허우적거리다가 점차 힘을 빼고 물 위에 뜨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조금씩 신비의 바닷속에 나를 내맡기는 법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점차 성령께서 이끄시는 흐름에 따라 하느님과 온전히 일치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린이와 같이 되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잔뜩 긴장해서 내 힘으로만 하려 하지 말고,
마치 엄마 품에 안기는 어린아이처럼 당신 신비 속에 뛰어들라는 초대라 여겨집니다.
특별히 수호천사 기념일을 보내는 오늘, 항상 우리를 돌보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신뢰하며
깊은 물 속에 몸을 띄워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 내가 가장 힘을 빼기 어려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박재형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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