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외에 어느 것에도 매여서는 안 된다
복음 외에 어느 것에도 매여서는 안 된다
루카 복음 9장 1-6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복음 전도 여행을 떠나면서 가진 것 없이 무일푼으로 떠나라고 하십니다.
오늘날 이렇게 여행하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요즘은 돈 없이 어디를 다닐 수 없지만,
예수님 시대에는 대부분 도보로 여행을 하였기에 여비의 부담이 덜했습니다.
또 여행 중에 제자들은 손님 대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유다인은 여행객을 마치 ‘하느님의 천사’를 대하듯이 대접했습니다.
그들은 나그네에게 숙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하느님을 섬기는 행위로 여겼으며,
이를 통해 축복을 받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로 하여금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 유다 백성을 찾아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전도 여행의 조건이 담고 있는 의미는,
복음 외에 어느 것에도 매여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겠지요. 인간에게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거기에만 집착하게 되면 복음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십상입니다.
무일푼으로 여행하며 복음을 전해야 했던 제자들과 비교하면,
한국에서 사제 생활을 하는 저는 너무도 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혹시 나에게 복음 말씀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봅니다.
또한 편리한 시대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그 편리함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 편리함을 숭배하고 있지는 않나요?
김효석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