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남편을 큰아들로

수성구 2020. 8. 19. 01:11

남편을 큰아들로

8월 넷째주 연중 제21주일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마태 16.13-20)

 

 

남편을 큰아들로!
한상우 신부. 지극히 거룩한 구속주회

 

 

아버지를 알코올 정신병동에 입원시킬 때 자식으로서

고통스럽고 부끄러웠다. 그날 하늘이 참 싫고 사는게 싫었다.

아버지에게 또 맞아서 입원해있는 어머니를 보는 것도

너무 고통스러웠다.

이 아픔을 나눌 사람 하나 없었다.

 

 

아픈 어머니 마음에 나까지 대못을 박았다.

왜 나를 낳았냐며 울부짖었다.

어머니는 내 울부짖음을 다 들은 후 당신 이야기를 하셨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며 살던 어느 날 기도하시는 중

아버지를 당신의 큰아들로 받아들이니 평화가 오더라고.

어머니를 껴안고 뜨겁게 울었다.

아버지를 당신의 아들로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아픔의

시간의 있었을까.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것 또한 길고 긴 신앙의 여정을 필요로 한다.

함께 견디고 함께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도 생활도 예수가 살아계신 그리스도임을 고백하는 여정이다.

방황과 좌절 속에서도 그분은 나와 함께하며 나의 이름을

불러준 유일한 분이다.

 

 

주님은 나를 다시 아버지의 병원으로 부르셨다.

아버지를 입원 시켰던 아들이 아닌 아버지와 같은

사람들의 아픔을 위로해주는 신앙인으로서 환자들을 만났다.

나의 삶과 어머니의 삶을 그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부끄러운 아픔의 이야기가 그들의 닫힌 마음을 열게 했다.

 

 

 

 

 

 

 

 

삶은 참으로 신비롭다.

가장 아팠덧 곳이 가장 뜨겁게 예수님을 만나는 은총의 장소가 되었다.

아팠던 그 자리가 힘찬 새로운 시작이 되었다.

 

 

사랑은 치유를 동반한다.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고백하면서 가장 구체적인 치유의 기쁨을 만나게 된다.

상처와 고통까지도 은총이 되게 하시는 주님이시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놓치고 살았떤 삶을 뜨겁게 되찾아 주신다.

주님은 우리를 위해 생명을 거신 분이다.

십자가의 고통으로 우리 영혼을 살리셨다.

우리를 사람이 되게 하시고 다시 태어나게 하신다.

삶의 이유를 가르쳐 주는 진정한 스승이다.

 

 

오늘도 지친 우리의 손을 잡아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삶의 구원자.

부선진 삶 또한 은총이 되게 하고 어제보다는

오늘을 뜨겁게 살게 하시는 현존의 그리스도이신다.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진정한 자유를 보여주며

참된 생명의 길이 되어 우리 모두를 건강한 삶으로

초대하시는 빛의 주님이시다.

 

 

우리의 삶은 그리스도를 받아 들일 때 행복할 수 있다.

삶을 다시 깨어나게 하시는 그분을 통해

삶을 사랑하게 되고 감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