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를 툭 치면
5월 셋째주 부활 제6주일 기뻐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11) 옆구리를 툭 치면 (최대도 신부. 마다가스카르 선교) 긴 여행을 떠나기 전 어머니가 남편과 자녀들을 위해 정성스레 반찬을 준비하고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알려주는 것처럼. 부활 하신 예수도 아버지께 돌아갈 날을 준비하며 이 세상에 남겨질 자녀들이 아버지 하느님과 멀어지지 않도록 마음을 쓰며 진심으로 기도하신다. 그런데 나는 예수님의 간절한 바램대로. 당부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예수의 제자로서 그분의 대리자로서 그렇게 증거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주님의 증거자로서의 삶은 편안함에 맞서서 마치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와 같은 치열함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나를 위해 주님은 내 주위에 참 많은 협력자들을 주셨다. 나의 본당에 소속되어 있는 공소는 총 36개가 있다. 이 공소를 사제 두 명이서 돌보아야 하니 공소를 다 돌아보는 데에만 꼬박 한 달 이상이 걸린다. 사제들만의 힘으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공소들은 네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있고 구역마다 구역장들이 있는데 이분들의 신심과 노력이 실로 엄청나다. 매 주일 공소를 하나씩 정해서 공소예절을 함께 드리고 어려움이 있으면 들어준다. 그들은 공소 신자를 방문 하기 위해 교구에서 주는 저전거를 타고. 자전거 길마저도 없으면 멀게는 7-8시간 걸리는 거리를 걸어서 간다. 때때로 공소 문제로 사제와 면담하러 본당에 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 따가운 햇볕에 그을린 얼굴. 메마른 논처럼 갈라진 발바닥. 그런데 공소 이야기를 하는 그들의 눈빛은생기 넘치고 살아있다. 신앙 공동체를 사랑하는 그들의 마음이 절로 느껴진다. 이들이 있기에 힘이 난다. 그들 때문에 나 또한 더 열심히 신자들을 만나러 다녀야겠다는 소명감이 생겨난다. 베드로 사도는 이야기한다. 여러분이 지닌 희망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해두십시오. 이 공소 구역장들은 얼마나 많은 마을들에서 신앙 증언을 했는지 옆구리를 툭 치면 신앙증언이 나올 정도로 준비가 잘 되어 있다. 신학적으로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대 자연 안에서. 삶 안에서 느끼는 하느님을 그들만의 시각으로 너무나 잘 풀어낸다. 참으로 아름다운 주님의 증거자들이요. 나에게는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이요 보석들이다. 영광스러운 승천을 준비하는 예수는 우리를 믿고 맡기며 하느님께로 간다고 하신다.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할 때이다. 그분의 일을 적극적으로 해내야 할 때이다. 우리도 그들처럼 주님을 증거하며 살아갈 역량이 충분히 있는 자녀들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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