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사는 이야기

사투리 4-꾸지람/ 시인 김창제

수성구 2014. 2. 24. 06:47

 

사투리 4-꾸지람

시인 김창제

 

 

 

동네 또래들과 싸움질하고

코피 터져 런닝구 찢긴날

울 어머이 돋은 눈빛으로

몽당 빗자루 후리치는 말씀

"나가 뒤져라 이노무 지슥아

호래이 범 물어 갈 놈 그랑께 지는기 이기는 기라 케도

우짤라꼬 꼭 이기야 되노 싸우지말고 자분 자분 지내면 되지

자고 새면 볼낀데

사람은 선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

얼른 너거 아부지 알라 퍼뜩 씻고 밥 묵어라

그날밤,

선잠 든 내 발구락이불 당겨 덮어 주시고

이마 한 번 쓰다듬어신 울 어머이

문틈으로 스며든 달빛

울 어머이 부애를 삭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