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아름다운 글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수성구 2014. 2. 17. 07:33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만년설로 뒤덮인 히말라야의 깊은 산간 마을에
    어느 날 낯선 프랑스 처녀가 찾아 왔습니다.

    그녀는 다음날부터 마을에 머물며 매일같이
    강가에 나가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날이 가고 또 한 해가 가고 고왔던 그녀의 얼굴에도
    어느덧 주름살이 하나 둘 늘어가고 까맣던 머리칼도
    세월 속에 묻혀 하얗게 세어 갔습니다.

    그러나 여인의 기다림은 한결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봄 날 이젠 하얗게
    머리가 쇠어 할머니가 되어 강가에 앉아있는
    그녀 앞으로 저 멀리 상류로부터
    무언가 둥둥 떠내려 왔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한 청년의 시체였습니다.

    바로 이 여인이 일생을 바쳐 기다리고 기다렸던
    젊은 시절의 사랑하는 약혼자이었습니다.
    그 청년은 히말라야 등반을 떠났다가 행방불명된
    그 여인의 약혼자였습니다.

    그녀는 어느 날엔 가는 꼭 눈 속에 묻힌 자신의
    약혼자가 조금씩 녹아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떠내려 오리라는 것을 믿고 그 산골 마을 강가를
    떠나지 못하고 오래도록 기다려 왔던 것입니다.

    이젠 보잘것없는 할머니가 되어버린 그녀는
    몇 십 년 전 히말라야로 떠날 때의
    청년의 모습 그대로인 약혼자를 끌어않고 한없이
    입을 맞추며 울었습니다.

    평생을 바쳐 이룩한 내 사랑 가슴 저미도록 슬픈
    내 사랑 이젠 그곳에선 한 여인을 만날 순 없었습니다.
    그렇게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오늘도 山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오고 있답니다.
    뭐든지 쉽게 이루어지길 바라고
    가볍게 단념해 버리는 오늘의 젊은이에게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안녕... 내 사랑

    출처 : 안톤슈낙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나를 아는 사람으로부터 잊혀져 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