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기도, 영혼이 다시 태어나는 순간
곽승룡 지음
P바오로딸 | |
1. 청하여라, 주실 것이다 - 청원기도
믿고 청하라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둘째 아들로 태어난 나는 다른 형제들보다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형과는 두 살 터울이고 막내 동생하고는 다섯 살
차이가 난다. 산파가 엄마와 아기를 이어주는 탯줄을 자르면서
병균에 감염된 어머니는 막내 동생을 낳으시고 일 년 후 하느
님 품에 안기셨다. 그런데 어머니께선 나를 키우면서 '신부님,
신부님' 하며 사제 되길 청원하셨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
네 살 무렵 종종 논산 등화동 외할머니 댁에 놀러 간 적이 있
다. 나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모와 외삼촌이 말씀하시길, 외삼
촌들이 네 잎 클로버로 사제의 영대를 만들어 내 목에 걸어주
었고, 아버지께 서서 강복을 준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어
머니께서 끊임없이 사랑을 담아 나를 위해 청원기도를 하셨고,
어머니의 청원기도는 나를 사제직에 인도했다는 생각이 든다.
수녀원에 들어가셨다 몸이 아파 수도자의 꿈을 이루지 못한 어
머니의 청원이 결국 둘째 아들인 나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이와 같이 부모뿐 아니라 위대한 사람들도 자신의 삶이나 꿈
을 이어갈 후계자나 제자를 찾는다. 스승은 자신의 능력까지
제자들에게 줄 수 없다. 제자들의 노력과 역량 여하에 따라 배
우고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이천 년 전에
열두 명의 제자를 직접 뽑아 가까이 부르신 다음 당신의 영적
권한을 주셨다. 그리고 예수님은 요한복음에서 다음과 같이 용
기를 불어넣으신다.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요한 16,24)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가 보니 이천 년 전 열두 사도는 지금보
다 훨씬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살았을 것이 틀림없다. 현재 이스
라엘의 지형과 날씨만 보더라도 한국과 비교할 수 없다. 사도
들은 그런 악조건에서도 부활하신 주님을 선포했다. 오늘날 교
회는 사도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사도들은 교회의 기둥이 되었
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 28,20)는 말씀이 사도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는데, 그것은
그리스도의 힘과 능력이 그들과 함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늘 함께 계신 주님이 희망임을 믿어야 한다. 이스라엘을 순례
하면서 아직도 유적지 속에 살아 계신 말씀과 예수님, 사도들
의 인격을 느낄 수 있었다.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는 하느님께서 자신을 제자로 부르신
데 확신이 있는지, 그것을 수행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 종종 묵
상했다. 이처럼 세상에서 많은 시험과 고통을 겪으면서 주님의
부르심과 사랑을 실천하는 데 자신이 어느 자리에 있으며 또한
적합하게 살고 있는지 식별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는 파견할 이유와
그것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능력을 분명히 주신다는 사실
이다. 성 이냐시오는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라는 말씀을 믿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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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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