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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동(於于同)의 성(性)과 사랑|◈─……

수성구 2017. 10. 30. 04:28

어우동(於于同)의 성(性)과 사랑|◈─……고전글♡漢詩

       

어우동(於于同)의 성(性)과 사랑

           옛날옛날 한 옛날

           유교적 전통과 가치관으로 중무장한 조선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희대의 음풍(淫風)사건이 있었으니
           그 중심에 선 여인이 어우동(於于同)이다.

           반가(班家)의 규수로서 타고난 미색에 먼 혈족이긴하나 그래도 왕족의 가문으로
           시집을 갔으니 그정도면 꽤 산뜻한 인생을 열어갈만한 필요충분조건을 갖추었을법도한데
           결국은 이 운명이 그녀의 불행의 시발점이 되었던셈이다.

           어우동의 외도의 원인을 분석하기위해서는 그녀의 남편이었던 태강수란 위인의 인물됨을
           거론치않을수없다.
           임금의 사돈에 팔촌쯤되는 인척이라는 신분을 빌미로 거들먹거리며
           평소의 오만방자함이 이를데없고
           본시 양기(陽氣)가 허하여 사내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의처증은 병적일만큼 심하여
           허구한날 어우동을 닥달하고 괴롭히기를 일삼는 변변찮은 위인이었던모양이다.

           남편 태강수에게 갖가지 구실로 괴롭힘을 당하던 어우동은 결국 소박을 맞고 쫒겨나고만다.

           홧김에 서방질한다했던가.
           바로 그때부터였단다.

           어우동의 뜨거운 몸에 음행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것은.....           

 어차피 억울하게 의심받고 쫒겨난 마당에 제대로 바람이라도 피워보자는 심산이었을까?
           제집에 부리던 종놈을 불러들여 방사(房事)를 치름으로서 시작된 어우동의 외도는
           그동안 쌓이고 맺힌 정욕의 욕구불만이 기름에 불붙듯하여 끝없이 타올랐음이니
           이 노릇을 어이하랴......
어우동의 간통(姦通)의 대상은 고관대작으로부터 이웃집 종놈에 이르기까지

           그 신분과 범주를 가리지 않았더란다.

           전해지는 속설에 의하면
           어우동이 뻗쳐오르는 음욕(淫慾)을 주체할수없을땐
           비내리는 저자거리를 일부러 비를 쫄땅 맞으며 돌아다니다가
           이를 기화로 딱하여 도와주려는척 접근하는 뭇 사내놈들을 따라가서
           젖은 옷을 말린다는 구실로 옷을 활활 벗어제끼고는 함께 뒤엉켜 질탕한 방사를 벌여
           타오르는 정욕의 갈증을 해결하곤 했다는 설이 전해지고있으나
           사실인지 부풀려진 소문인지 그 진위를 확인할길은 없다.

           하여간에 어우동의 바람은 보통 바람이 아닌           

태풍중에서도 초특급태풍이었음은 이론의 여지가없다.
           타고난 미색과 교태를 바탕으로 끝간데없이 치솟아오르던 어우동의 애정행각은           

급기야 궁궐에까지 연줄이 이어져 임금과 통정(通精)을 하기까지에 이르렀으니.....

           하지만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상식적으로는 이해되지않는 변수가있다.
           어우동이 본시 반가의 아낙으로서 사대부(士大夫)놈들과 통정에 이른것은 그렇다치더라도
           지고지존의 존재인 임금과의 연결고리가 어떻게 가능하였을까?
           이에 관해서는 역사서에도 자세한 기술(記述)이없다.
           아마도 어우동과 통정한 고관놈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두자는 수작으로

           은근히 임금을 유도해 끌어들였지않나싶은것이 내 생각이다.

 

           그 당시의 성종은 백성들의 생활상을 직접 살피기위해 일반 양반과 같은 복색으로

           변복을하고는 일부의 측근만을 대동하고 궐밖으로 나가 요즘의 민정시찰과같은

           돌발적인 행정을 수시로 펼쳤다하니.....

           이를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어우동과의 만남을 유도하는것은 그리 어려운일도 아니지않았을까?
           다만 이 추리는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다분히 필자의 짐작일뿐임을 밝혀두는바이다.

           옛 고사성어에 역린(逆鱗)이라는 말이 있다.
           용(龍)의 비늘중에는 목부위 단 한곳에 거꾸로 돋아난 비늘이있어
           누구든 이를 건드렸을때는 용이 불같이 노하여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다는 전설로서

           함부로 범접치 말아야할 불가침의 영역을 침범했을땐 이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르고야만다는 경구(警句)의 의미가 함축되어있다.
           어우동의 통음(通淫)의 대상이 임금에까지 이른것은
           결과적으로 역린을 건드린 화를 자초한 꼴이 되었다고나할까.....

           세상사 모든일에는 꼬리가 길어지면 결국 소문이란게 나게되어있다.
           굴뚝의 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소문은 저절로 잦아들지는 않는법.
           소문이 퍼져 지고지존의 존재인 임금의 리더쉽에 치명적 손상이갈까 우려한 측근들의 계산법과
           악화일로로 번져만가는 어우동의 불똥이 언제 자기에게 미칠까 밤잠을 설치며 전전긍긍하던차
           어우동이 죽어줘야 한시라도 발뻗고 잠들수있는 처지가된
           어우동과 정을 통한 전력이있는 고관대작놈들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져 

          결국 어우동이 그 화려했던 애정편력에 종지부를 찍고 비운의 최후를 맞이하기에 이르니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이있다.
타고난 음욕을 주체할수없어 반가의 규범과 사회질서를 교란시킨 죄를 뒤집어쓰고           

처절하게 죽어간 어우동에게도 숭고한 자기희생적 사랑이 있었다는것......
임금(성종)을 향한 애틋하고도 눈물겨운 그녀의 순애보말이다.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지키기위해 한때 운우지정(雲雨之精)을 쌓았던 어우동을

           안면 싹 바꾸고 죽음으로까지 몰아넣은 비정한 연인이었건만           

그 연인의 명에 의해 모진 고문끝에 죽음을 당하는 순간까지도

           사랑하는이의 명예를 지켜주고자 임금과의 통정사실을 끝내 토설치않고

가슴에 품어안은채 죽어갔다하니......  오호~~통제라.....!!          


그 살신성인적인 희생과 지고지순한 사랑앞에 누가 감히 돌을 던질수있으랴.           


어우동이여!   남존여비와 여필종부의


서슬퍼런 가치관이 엄존하던 봉건사회의 카테고리속에서
그 고루한 가치관들을 싸늘히 비웃으며
반가의 아낙이기 이전에 한 여성으로서의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고자했던
불행한 시대의 비운의 선구자여!



-옮겨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