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송영진 신부 ☆...사제와 수도자 °♡。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송영진 신부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2017. 7. 26. 수)(마태 13,1-9)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자,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들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버렸다(마태 13,3-4).” ‘길에 떨어진 씨’를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누구든지 하늘나라에 관한 말을 듣고 깨닫지 못하면,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길에 뿌려진 씨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마태 13,19).” 여기서는 ‘악한 자’가 와서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고 표현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이 악마에게 ‘말씀’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악마의 말에 더 귀를 기울임으로써 스스로 ‘말씀’을 버립니다. 그리고 “길에 뿌려진 씨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 라고 되어 있는데, 뜻을 생각하면 “‘길’은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로 생각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스라엘 경우에, 하느님께서 처음에 이스라엘 민족을 선택하셨을 때에는 그들은 분명히 ‘좋은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너무 쉽게 우상숭배에 빠졌고, 스스로 ‘좋은 땅’에서 ‘길’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바알들을 섬겨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질렀다. 그들은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이신 주님, 저희 조상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신 주님을 저버리고, 주위의 민족들이 섬기는 다른 신들을 따르고 경배하여, 주님의 화를 돋우었다. ...그들은 저희 조상들이 주님의 계명에 순종하며 걸어온 길에서 빨리도 벗어났다. 그들은 조상들의 본을 따르지 않았다(판관 2,11-17).” 이스라엘 사람들이 보기에 가나안 원주민들이 섬기는 우상이 야훼 하느님보다 더 좋게 보였고, 그래서 바로 우상숭배에 빠졌는데, 그것은 악마에게 현혹되어서 하느님의 말씀을 버린 일이었습니다. (빼앗긴 것이 아니라 버린 것입니다.) 우리도 언제든지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아닌 다른 말에 귀를 기울이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현혹되어서 말씀을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탄도 빛의 천사로 위장합니다. 그러니 사탄의 일꾼들이 의로움의 일꾼처럼 위장한다 하여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2코린 11,14-15).” 아무리 듣기 좋은 말이라고 해도, 예수님의 가르침과 다른 말이라면 듣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것들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 버린 것이다(마태 13,5-6).” 예수님께서는 ‘돌밭에 떨어진 씨’를 이렇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돌밭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그러나 그 사람 안에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그는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마태 13,20-21).” 여기서도 “돌밭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는 “‘돌밭’은 이러한 사람이다.”로 생각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 사람 안에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는 “스스로 자기 안에 뿌리를 내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 오래가지 못한다.”입니다. 말씀을 듣기만 하고 실천하지는 않는 사람, 또는 말씀대로 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이 그런 사람입니다. 이집트를 탈출한 뒤에, 모세가 가나안 땅에 정찰대를 보냈을 때, 돌아온 정찰대원들은 가나안의 주민들이 너무 강해서 정복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백성들 사이에 큰 소동이 일어납니다. “온 공동체가 소리 높여 아우성쳤다. 백성이 밤새도록 통곡하였다.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이 모세와 아론에게 투덜거렸다. 온 공동체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차라리 이집트 땅에서 죽었더라면! 아니면 이 광야에서라도 죽어 버렸으면! 주님께서는 어쩌자고 우리를 이 땅으로 데려오셔서, 우리는 칼에 맞아 쓰러지고, 우리 아내와 어린것들은 노획물이 되게 하시는가? 차라리 이집트로 돌아가는 것이 더 낫지 않겠나?’ 그러면서 서로 ‘우두머리를 하나 세워 이집트로 돌아가자.’ 하고 말하였다(민수 14,1-4).”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계속 자기들을 지켜 주신다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바다를 갈라서 건너가게 해 주시고,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주시고, 밤에는 불로, 낮에는 구름으로 함께 계시면서 계속 지켜주셨는데(민수 9장), 그런 놀라운 기적들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은총은 금방 잊어버리고, 눈앞의 위험만 두려워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믿음에 뿌리가 없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항상 ‘말씀’을 자기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야 하고, 날마다 ‘말씀’을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말씀의 힘’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또 어떤 것들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렸다(마태 13,7).” 예수님께서는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를 이렇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마태 13,22).”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께서 내려주시는 ‘만나’를 날마다 먹으면서도 감사드리기는커녕 이렇게 불평했습니다.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먹여 줄까? 우리가 이집트 땅에서 공짜로 먹던 생선이며, 오이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이 생각나는구나. 이제 우리 기운은 떨어지는데, 보이는 것은 이 만나뿐, 아무것도 없구나(민수 11,4-6).” 받은 은총에 고마워하지는 않고, 끝없이 욕심만 부리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주님께 ‘일용할 양식’을 청합니다. 입으로는 그렇게 기도하면서, 실제로는 더 좋은 집, 더 좋은 차, 더 좋은 음식, 더 좋은 옷을 찾을 때가 많습니다. ‘일용할 양식’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감사기도를 바치지 않습니다. 마음속에 가시덤불 같은 욕심만 가득 들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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