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의 어느성당의 고해소 옆에는 특이한 모양의 십자가가 있는데 십자가의 예수님의 오른 손에서 못이 빠져 팔이 아래로 길게 내려와 있다. 그 이유에 관해 이런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고해소에서 자신이 지은 대죄를 고백하며 고해성사를 받고 있었다. 사제는 그의 죄를 사해주면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마십시오." 하고 당부했다. 그는 노력하겠다는 대답을 하고는 한동안 그 약속을 지키며 살았다.
하지만 얼마 후 그는 다시 죄를 지어 사제를 찾아가 고해성사를 받았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대죄를 지어 고해소에 들어갔다. 그때 사제는 '이 사람이 정말로 죄를 뉘우치고 고해성사를 받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들어 죄를 사해주기를 거부했다.
그는 매우 실망하고 슬퍼하며 고해소를 나와 고해소 옆에 있는 그 십자가 앞을 지나 밖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십자가의 예수님께서 못 박힌 손을 들어 그의 머리 위에 성호를 그으며 그의 죄를 사해주시는 게 아닌가! 그런 다음 예수님께서는 고해소에 있는 사제에게 말씀하셨다. "그를 위해 심장의 피를 흘린 이는 네가 아니라 바로 나다." -힐링가 주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