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4569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23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23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한 소년이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어느 날, 쪽지 시험을 봤는데 망쳤습니다. 소년은 “다음 시험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맞겠다.”라고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시험에도 망쳤습니다.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중간고사를 봤는데 망쳤습니다. “다음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맞겠다.”라고 결심했지만, 기말고사도 망치고 말았습니다.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시험을 보고 나서, “다음 시험에는 열심히 공부하자.”라고 결심했지만, 다음 시험도 망쳤습니다. 공부를 안 했기 때문입니다. 재수할 때도, 취업 시험을 보고 나서도 “다음 시험에는 열심히 공부..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코헬 3,1-11; 루카 9,18-22 /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2022.9.23.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사도로 양성하는 디다케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진도를 나가셨습니다. 그것은 신앙을 고백받은 일입니다. 제자가 스승으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면 배운 바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토로하면 될 일이지만 사도가 그리스도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면 그런 지적인 차원에서의 교감만 가지고는 모자라고 영적인 차원에서 교감하는 통공이 필요합니다. 서로의 인격과 존재를 걸고 영혼의 언어로 표현해야 비로소 가능한 경지입니다. 예수님으로서는 이를 위해서 모처럼 갈릴래아 지방을 떠나 호수로부터 60km 정도 떨어진 필리피 카이사리아로 도보 피정을 가셨습니다. 왕복하자면 족히 사흘은 걸..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22.연중 제25주간 목요일 - 헤로데가 예수님에 대해 묻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22.연중 제25주간 목요일 - 헤로데가 예수님에 대해 묻다.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복음: 루카 9,7-9: 헤로데가 예수님에 대해 묻다. 어제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하여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그들이 지켜야 할 규칙을 간단히 말씀해 주셨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보면, 제자들은 스승 예수의 말씀을 그대로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예수께서 지시하신 대로한 선교의 효과는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헤로데 왕의 동요가 그것을 의미한다. 어떤 사람들은 요한 세례자가 다시 살아났다고 하기도 했으며, 예언자 엘리야가 다시 살아난 것이 아닌가? 혹은 신명 18,15에서 말하듯이 다른 위대한 예언자가 나타나지 않았는가 하는 여러 가지 ..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22일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22일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조명실험자가 지도를 들고 길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지도를 보여주며 길을 알려 달라고 부탁합니다. 행인은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큰 나무판을 든 사람들이 우르르 지나가고, 동시에 지도를 든 실험자를 비슷하게 생긴 사람과 바꿔치기합니다. 행인은 과연 실험자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아챘을까요? 여러 차례 반복했지만 대부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성별이 바뀌었음에도 알아채지 못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주의 깊게 변화를 보지 않아서일까요? 실제로 우리 뇌는 변화를 생각보다 섬세하게 감지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나 봅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가 관심이 없는 것은 제대로 보지 ..

허무로다, 모든 것이 허무로다!

허무로다, 모든 것이 허무로다! 코헬 1,2-11; 루카 9,7-9 /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2022.9.22.; 이기우 신부 1846년 9월의 어느 날, 김대건 신부는 오는 16일에 참수 처형되리라는 통고를 받고 나서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교우들에게 마지막 옥중편지를 썼습니다. 그 서두가 이렇습니다: “교우들, 보십시오. 하느님께서 태초에 천지 만물을 제자리에 놓으시고, 그 가운데 우리 사람을 당신 모상과 같이 만드시어 세상에 내놓으신 창조주님과 그 뜻을 생각해 봅시다. 온갖 세상일을 곰곰이 생각하면 가련하고 슬픈 일이 많습니다. 이같이 험하고 가련한 세상에 한 번 태어나서 우리를 내신 주님을 알지 못하면 태어난 보람이 없고, 살아 있더라도 쓸데없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오늘 독서는 코헬..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21.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조욱현 토마스 신부 / 2022. 9. 21.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복음: 마태 9,9-13: “나를 따라라.” 그는 예수를 따라나섰다. 마태오 사도는 본래 로마를 위해 세금을 걷는 세리였다. 이 직업은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매국노와 같은 미움을 받는 직업이었다. 세리였기 때문에 미워하고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착취당하는 그런 처지였다. 이러한 세리가 예수님께 불림을 받고 예수님의 사도가 되었다. 마태오는 60-90년 사이에 마태오 복음서를 아람어로 저술하여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하였다. 마태오는 동방으로 가서 순교하였다고 하는데 에티오피아나 페르시아에서 순교하였다고 전해진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관에 앉아있는 마태오를 부르신다. 마태오는 즉시..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21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 / 2022년 9월 21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언젠가 이메일을 통해 도움을 청하는 메일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조금 난감했습니다. 솔직히 제가 이분을 알지도 못하고, 또 그 상황도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도울 수가 있겠습니까? 이 분은 몇 년째 저의 묵상 글을 보고 있다면서 친밀감을 표시합니다. 그러나 저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또 갑곶 성지 초창기에 자주 왔었다고 말합니다. 역시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저를 잘 알고 있으니, 도움을 당연히 줘야 하는 것처럼 메일을 보내신 것입니다. 그냥 무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분을 모르니까요. 어떤 형제님으로부터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친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기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친구의 연락에 ..

교회를 위한, 교회의 복음서

교회를 위한, 교회의 복음서 에페 4,1-7.11-13; 마태 9,9-13 /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2022.9.21. 오늘은 성 마태오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세리였던 그를 눈여겨보신 예수님께서 부르시자 주저하지 않고 응답했던 마태오는 그 부르심이 고마웠던지 동료 세리들은 물론 죄인으로 낙인찍힌 사람들까지 불러 모아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이 잔치는 소외되었던 그들도 예수님께로부터 직접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듣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마태오도 역시 예수님께 관해서 바리사이들이 퍼트리던 온갖 거짓 소문을 다 들었겠지만 그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고 싶어서라도 예수님께서 군중을 가르치시는 자리에도 먼 발치에서 눈에 띄지 않게 서성거렸을 것입니다. 그랬던 그를 예수님께서 눈여겨보시고 어느 날 길을 가시다가..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2022. 9. 20.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 그분으로 인해 아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2022. 9. 20.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 그분으로 인해 아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2022년 9월 20일 화요일 [(홍)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그분으로 인해 아무것도 바랄 것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을 맞아 봉독되는 성경 말씀들은 우리 순교자들의 삶과 죽음을 명확히 대변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민족들을 통치하고 백성들을 지배할 것이며, 주님께..

정의와 공정을 실천함이 주님께는 제물보다 낫다

정의와 공정을 실천함이 주님께는 제물보다 낫다 잠언 21,1-13; 루카 8,19-21 /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2022.9.20.; 이기우 신부 영혼을 잊어버린 이 시대에 현대인들이 보여주는 모습에 대해서, 요한 23세는 회칙 「지상의 평화」 서문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밤하늘의 별들이 보여주는 바처럼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질서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의 조화로운 균형인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보면 그와는 정반대로 무법천지 세상이다, 그러니 인간 사회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조화로운 균형질서를 본받으려면 책임을 기초로 자유를 행사해야 하고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 권리가 주어져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갈파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혼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하느님 없이 살고 있는 “현대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