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복음

2015년 9월 3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수성구 2015. 9. 3. 08:26

 

2015년 9월 3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제1독서 콜로 1,9-14

형제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에 관한 9 소식을 들은 날부터 여러분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며 간청하고 있습니다. 곧 여러분이 모든 영적 지혜와 깨달음 덕분에 하느님의 뜻을 아는 지식으로 충만해져, 10 주님께 합당하게 살아감으로써 모든 면에서 그분 마음에 들고 온갖 선행으로 열매를 맺으며 하느님을 아는 지식으로 자라기를 빕니다.
11 또 하느님의 영광스러운 능력에서 오는 모든 힘을 받아 강해져서, 모든 것을 참고 견디어 내기를 빕니다. 기쁜 마음으로, 12 성도들이 빛의 나라에서 받는 상속의 몫을 차지할 자격을 여러분에게 주신 아버지께 감사하는 것입니다.
13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14 이 아드님 안에서 우리는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습니다.


복음 루카 5,1-11

1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2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4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5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7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9 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10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1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사람들이 제게 묻습니다.

“신부님, 사제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제일 힘든 것이 무엇입니까? 그래도 독신으로 사는 것이 제일 힘들지요?”

사람들은 가정을 꾸리지 않고 혼자 사는 것이 제일 힘든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든 것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즉, ‘신부는 이렇게 저렇게 살아야 해.’라는 기대치에 부응하며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만약 제가 어떤 스트레스를 받아서 힘들다는 말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곧바로 이런 질문이 날라 옵니다. “아니, 신부님도 스트레스를 받아요?” 이 말은 곧, ‘신부님이 스트레스를 해결해 줘야지, 스스로 그런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면 어떻게요?’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남들 앞에서는 힘들다는 이야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그저 웃으면서 마음속으로만 전전긍긍할 때가 많습니다.

바로 이런 다른 사람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면서 것이 독신으로 사는 것보다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기대치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릅니다. 하긴 이런 기대치에 대한 중압감으로 인해 엘리트, 전문직 종사자들이 더 우울증에 많이 걸린다고 하지 않습니까?

기대치를 무시하면서 사는 것이 스트레스 없이 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치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을 통해서 성장이 이루질 수 있는 법이지요. 그렇다면 사람들의 기대치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가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런데 많은 고기를 잡은 뒤에 베드로는 예수님께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라고 말을 합니다. 죄인인 자신이 주님의 이 놀라운 기적의 주인공이 될 만한 자격이 없다는 말이겠지요. 주님의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는 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당신의 기대치를 채워 줄 수 있음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라고 말씀을 하심으로써 가르쳐주십니다.

주님의 기대치를 채울 수 없는 죄인이라고 스스로 고백했지만, 결국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을 따릅니다. 할 수 없다고 포기한 것이 아니라, 그 부르심에 응답하면서 기대치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을 한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바라는 기대치가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냥 막연하게 할 수 없다면서 포기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기대치를 따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노력이 주님을 제대로 따르게 할 것이며, 결국 영적인 커다란 성장을 가져올 것입니다.

사람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은 고난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크리스티안 바너드).


사제로 사는 길. 행복한 길입니다.


과정으로서의 행복

고전파 음악가인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은 한창 작곡가로 잘 나가던 시절인 30세 이전에 시작된 난청이 심해져 나중에는 전혀 귀가 들리지 않게 되어 만년에는 많은 고통을 받았고 고독한 생활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귀가 들리지 않아 유서를 써놓고 자살을 시도할 정도 좌절에 빠졌었습니다. 하지만 자살하려던 그를 잡아 세운 것은 대작곡가로 명성을 얻겠다는 ‘목표로서의 행복’이 아니라 매일매일 음악을 작곡하며 느끼는 ‘과정으로서의 행복’이었습니다. 귀가 안 들리는 그 힘든 상황에서도 세상 사람을 감동시키는 음악을 작곡하는 하루하루의 과정 그 자체가 베토벤에게는 행복이었고 바로 그 ‘과정의 행복’이 삶을 놓지 않게 만든 힘이었다고 합니다.

베토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 어떤 것인지를 따져 보게 됩니다. 사실 우리들은 목표로서의 행복을 추구할 때가 참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목표에 나아가는데 절대로 불가능한 이유를 만나게 되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그러나 과정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갖게 됩니다. 또한 항상 성실함을 가지고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렇다면 어떤 행복을 추구해야 할까요?


루트비히 판 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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