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머무름과 은총

수성구 2015. 7. 15. 03:28
 
머무름과 은총 마태오 복음 11장 20-24절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기적을 많이 일으키셨던 갈릴래아 호수에 접해 있던 세 고을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을 꾸짖으십니다.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회개는 하느님께로의 방향 전환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하느님께서 많은 은총의 선물을 우리에게 허락하시는 것은 그러한 외적 표징을 통해서 내적으로 당신께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시기 위함입니다. 때때로 우리는 믿음을 위해서도 회개를 위해서도 가시적인 하느님 은총의 표징을 청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원할 때 주어지는 기적이 아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그분의 때에 이르러서야 그러한 외적 표징은 선물로 우리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영적 불감증’이 이를 가로막을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선물인 은총은 화려하고 자극적인 감각적 체험만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요하고 평화로운 내면의 움직임 안에서도 주어지는데, 신앙인들은 이러한 체험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기에 주님을 향하는 마음이 무언가를 청하고 얻고자 하는 목적의 다가섬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주님 안에서의 머무름, 그분 사랑 안에서 생명력을 누리는 것이 우리 신앙인들이 회개하여 하느님을 향해야 하는 일차적인 이유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은총과 기적이 되어 주시는 분은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안승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