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오늘의 강론

2015년 6월 20일 연중 제11주간

수성구 2015. 6. 21.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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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24-3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25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고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으냐?
26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으냐?
27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해서 자기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느냐?
28 그리고 너희는 왜 옷 걱정을 하느냐?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아라. 그것들은 애쓰지도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29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솔로몬도 그 온갖 영화 속에서 이 꽃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하였다. 30 오늘 서 있다가도 내일이면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까지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너희야 훨씬 더 잘 입히시지 않겠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31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32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33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34 그러므로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오늘의 묵상

바오로 사도는 자랑하려고 하면 자랑할 것이 참으로 많은 사람이었지만 일생 동안 자기 몸을 찔러 대는 가시 때문에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 몸에서 이 고통이 떠나게 해 주십사고 주님께 세 번이나 간청하였으나 주님께서는 그가 “자만하지 않도록” 이를 허락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너는 내 은총을 넉넉히 받았다.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도의 힘이 자기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자기 약점을 자랑하면서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약함도 모욕도 재난도 박해도 역경도 모두 달갑게 받아들입니다.
약할 때가 오히려 강할 때라는 바오로 사도의 신념은 오늘 복음에서도 입증이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공중을 나는 새가 아무 걱정 없이 날아다니고 들의 나리꽃이 활짝 필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는 먹고 자고 입는 것을 걱정하면서 한평생 살아가는 나약한 존재입니다. 이렇게 세상살이 걱정에 찌들려 있는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위로와 용기를 주십니다.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예수님의 이 말씀은 내일의 계획을 세우는 것을 금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서 기쁨을 모두 빼앗아 가는 근심과 두려움을 갖지 말라는 것이지요. 근심 걱정은 아무 소용이 없고 오히려 건강에 해롭기까지 합니다. 그렇지요?
사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귀한 생명을 주셨다면, 목숨을 이어 나가는 데 필요한 것을 모두 주시리라는 것은 당연한 믿음일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가만히 앉아 있는 새가 아니라 공중을 힘차게 나는 새에 대해서 무엇을 먹고 마시고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공중을 힘차게 날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새는 내일을 걱정해서도 안 되고, 또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분께서 친히 마련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사야서 말씀대로 하느님께서는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는다 하더라도 결코 우리를 잊지 않으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먼저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오늘도 하느님의 의로움을 찾아 나서는 하루가 되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