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독일 퀠른 대성당 꽃모양 조각

수성구 2015. 6. 13. 06:53

 

 

독일의 퀠른 대성당 전면에는 까마득히 높은 두 개의 종탑이 있다.
이 종탑 맨 꼭대기에 아름다운 꽃 모양의 조각이 있다고 한다.
그 조각은 아주 정교하게 다듬어져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데,
이 조각과 관련해서 전해져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성당을 짓던 당시의 일이다.
무명의 한 조각가가 높은 종탑의 꼭대기에 올라서서
꽃잎 하나하나를 아주 정성껏 열심히 조각했다.
하루는 같이 일하던 인부 한 사람이 다가와 물었다.

“여보게, 무얼 그리 열심히 조각하고 있나?
저 밑을 내려다보게, 사람이 개미처럼 작게 보이는데,
누가 그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기라도 하겠나? 대충 해두게나."

따지고 보면 그 인부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데, 굳이 세밀하게 조각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조각가의 생각은 달랐다.

“나는 밑에서 누군가가 보아주기를 바라지 않네.
내가 열심히 조각한 이 작품을 보아주실 분은 바로 저 위에 계신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