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글 쓰는 즐거움|─

수성구 2015. 5. 30. 17:25
9

 

 

 


글 쓰는 즐거움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해볼 만한 일이다.
글을 쓰면 우선 사람과 사물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예사로이 봐 넘기던 일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된다.
여러 곳에서 소재거리를 찾게 되기 때문에 호기심도 강해진다.
책도 많이 읽게 되고, 시간만 나면 영화관도 가게 된다.
인기 있는 물건이나 장소가 있으면
그것을 구입하고 경험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이 무엇에 열광하는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시간이 생기면 여행도 가게 된다.
가서 무엇인가 느끼려 하고,
스스로를 새롭게 무장하려고 애쓰게 된다.
또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무엇인가
배우려 하기 때문에 많은 질문을 하게 된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봐도
미워하기에 앞서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자라온 환경 때문일까, 아니면 잘못된 믿음 때문일까?"
"저런 행동을 계속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결국 본인에게 큰 손해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그저 스쳐 지나갔던 사물과 사람들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갖고 바라보게 된다.

글을 쓰면 생각이 정리된다.
오만 가지 생각이 구천을 맴돌 때가 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으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성을 쌓다가 부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저 꾹 참고
속으로 새기느라 답답한 경우도 있다.
이럴 때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정리된다.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전여옥 씨는 '워드프로세서는 단순한 타이핑
기계가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라고 했다.
글을 쓰다 보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확실히 알고 있는 것과 어설프게 알고 있는 것이 구분된다.
어설픈 것은 글로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글을 쓰다 보면 나 자신을 갈고닦게 된다.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무엇보다 진정한 나와 마주서게 된다.
글로는 나를 속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다른 사람들 틈에서,
타인과 주파수를 맞추느라 돌보지 못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을 위해 글을 써야 한다.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해 써야 한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써야 한다.
기록을 남기기 위해 써야 한다.
내일을 위해 써야 한다.
글을 쓰는 것만큼 투자 대비 효과가 큰 것도 찾기 힘들다.


『청춘예찬』
(한근태 지음 | 눈과마음)(사진 | 김정현 작가)

 
 

 

 

 



포도주만 마시는 것이 해롭듯이 물만 마시는 것도 해롭다.
그러나 물을 섞은 포도주는 달콤한 기쁨을 자아낸다.
이와 마찬가지로 잘 짜여진 이야기는
을 읽는 이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여기가 끝이다.  

( 성서 마카베오기 하권 15 : 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