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하느님께 보이려는 생각마저도 없다.

수성구 2014. 12. 26. 05:08

하느님께 보이려는 생각마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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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남에게 돋보이려는 생각 없이 숨어서 한 행위는 보아달라고 떠벌린 천만가지 일보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린다. 왜냐하면 깨끗한 사랑으로 하느님울 위해 일하는 이는 남들이야 보든 말든 일체 관심이 없을뿐더러 하느님께 보이려는 생각마저도 없다. 이런 이는 비록 하느님이 보시지 않으신대도 한결같은 기쁨과 깨끗한 사랑으로 여전히 봉사하는데 여념이 없다.

 

- 십자가의 성요한 소품집 P37 - 대전가르멜여자수도회 옮김. 햇빛출판 -

 

사랑의 향기마을 가족여러분 안녕하세요.

가장 낮은 곳으로, 가장 낮은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드립니다.

올해의 성탄은 유난히도 춥습니다.

언제부턴가 성탄은 전 인류의 축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성탄전야의 밤은 너무 흥청거리고 있습니다.

술집은 넘쳐나고, 남녀의 성문화는 혼탁해졌습니다.

성탄은 조용히, 말구유에 오신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고

기도하는, 그리고 함께 기뻐하고 찬미하고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고 흠숭하는 날입니다.

 

저는 노숙인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요셉의원에서

자원봉사자로 13년을 일한 적이 있습니다.

요셉의원이 있는 서울 영등포역 옆은 일명 사창가가 자리한

곳이기도 하고,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나? 할 정도로

노숙인과 온갖 불량배가 모여드는 대한민국 최대의 슬럼가

이기도 합니다.

 

어느 해 성탄 전이었습니다. 지금은 요셉의원 바로 앞엔

노숙인들이 이용하는 판잣집 구멍가게가 있었고, 그 구멍가게 옆엔

판잣집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노숙인이 앉아서 얼어 죽었습니다.

대개 노숙인이 얼어 죽으면 경찰에서 와서 신원파악을 해서

보호자가 있으면 연락하여 데리고 가게하지만 보호자가

생활이 곤란하여 거부하거나, 보호자가 없으면 그 시신은 바로

국립병원의 해부실습용으로 보내진다고 합니다.

그들은 죽어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거지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노숙인들도 영혼을 가지고 있는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어쩌다 노숙인이 되었지만

그것이 어찌 그 사람 탓으로만 돌릴 수 있겠습니까?

 

바로 그 영등포 역사 안에서의 일입니다.

역시 추우니까 노숙인들이 많이도 역의 건물 안으로 들어

옵니다. 한 노숙인 할아버지가 초점 잃은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틀림없이 며칠을 굶은 사람이었습니다.

모두가 그냥 지나쳤습니다. 시간이 없어

밥이라도 한 끼 사 드시라고 제가 얼마의 돈을 주었습니다.

순간 노숙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노숙인 안에서 고통 받는 예수님이

많을 것입니다. 무척 춥습니다. 지금 가까운 곳에 나가시어

노숙인 안에서 고통스럽게 도움을 요청하는 예수님께

라면 한 그릇이라도 대접해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아기 예수님은 화려한 성당의 꾸며진 구유가 아니라

가난하고 불쌍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안에서 추위에 떨며

굶주리시고 고통 받고 계실지 모릅니다.

 

사랑의 향기마을 가족여러분 성탄 축하드립니다.

 

2014년 12월 25일

예수성탄 대축일에

사랑의 향기마을

김진학 안드레아 였습니다.

 

 

# 사랑의 향기마을에서는 마르코복음 제10장이

연재되고 있습니다. 성경은 감동된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