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사는 이야기

비빔밥

수성구 2014. 7. 8. 04:25

 

                                          

 

 

 

 

비빔밥

 

마당 가운데 있는

넓은 평상에 온 가족이 모여

엄마가 만든 비빔밥을 먹습니다.

 

무더운 여름 한 낮 들에서 일하느라 지친

아버지를 위하여 갖가지 나물을 넣은

만든 나물 비빔밥입니다.

 

큰 양푼에 참기름 두르고

고추장 항아리에서 한 술 떠다가

만들어 놓은 나물을 넣고 썩썩 비빕니다.

 

장이고 밥이고 나물이 섞여서 맛있게 되면

엄마는 큰 그릇에 가득 아버지를

먼저 떠 드립니다.

 

엄마와 아이들은

큰 양푼에 남아있는 밥을

둘러앉아 사이좋게 나누어 먹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친 아버지는 평상에 누워

커다란 부채로 부채질 하시며

낮잠도 주무십니다.

 

엄마는 아버지

주무시는데 시끄럽다며

아이들을 대문 밖으로 쫒아냅니다.

 

특별할 것 없는 한적한 어릴 적 시골의

하루가 행복인 줄도 모르는 채

평온하게 흘러갔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서

이마에 내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생각하니 그 때가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마에 내를 깨끗이 지우면 돌아 갈 수 있을까

병원에 가서 내를 지워 보았으나

부질없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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