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마당 가운데 있는
넓은 평상에 온 가족이 모여
엄마가 만든 비빔밥을 먹습니다.
무더운 여름 한 낮 들에서 일하느라 지친
아버지를 위하여 갖가지 나물을 넣은
만든 나물 비빔밥입니다.
큰 양푼에 참기름 두르고
고추장 항아리에서 한 술 떠다가
만들어 놓은 나물을 넣고 썩썩 비빕니다.
장이고 밥이고 나물이 섞여서 맛있게 되면
엄마는 큰 그릇에 가득 아버지를
먼저 떠 드립니다.
엄마와 아이들은
큰 양푼에 남아있는 밥을
둘러앉아 사이좋게 나누어 먹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친 아버지는 평상에 누워
커다란 부채로 부채질 하시며
낮잠도 주무십니다.
엄마는 아버지
주무시는데 시끄럽다며
아이들을 대문 밖으로 쫒아냅니다.
특별할 것 없는 한적한 어릴 적 시골의
하루가 행복인 줄도 모르는 채
평온하게 흘러갔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서
이마에 내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생각하니 그 때가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마에 내를 깨끗이 지우면 돌아 갈 수 있을까
병원에 가서 내를 지워 보았으나
부질없는 일이었습니다
'백합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와 함께 저녁식사를 (0) | 2014.07.09 |
---|---|
가난한 소녀에게 신발을 벗어주는 사람 (0) | 2014.07.08 |
어머니의 마음|─ (0) | 2014.07.03 |
인내하고, 또 인내하고 끝까지 인내하라 (0) | 2014.07.03 |
용서 (0) | 2014.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