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리와 감사
유대인 탈무드의 존경받는 랍비중
한 사람인 아키바의 이야기다.
어느날 그가 먼길을 여행하게 되었다.
책을 보기 위한 등잔과 시간을 알리는 수탉,
먼길을 위한 나귀와 유대 경전인
토라를 가지고 떠났다.
여행도중 날이 저물어 한 마을에
들어가 잠을 청하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거절하였다.
언제나 감사하는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모든 것을 좋게 하시는 하느님이
더 유익하게 하실거야.'
그는 오히려 감사하며, 마을 한 모퉁이에
천막을 치고 잠을 청했다.
그러나 길에서 노숙하려니 잠이 오질
않아서, 토라를 읽으려고 등불을 켰다.
그런데 그만 바람에 등불이 꺼지고 말았다.
그는 '하느님이 더 유익하게 하실거야'
하면서 또 감사했다.
다시 잠을 청하며 누우려 하자,
이번에는 사나운 짐승의 울부짖는 소리에,
나귀가 놀라 멀리 도망쳐 버렸다.
이쯤되면 불평이 나올 법도 한데,
그는 '하느님이 더 유익하게 하실거야'
라고 감사했다. 나귀가 도망치는 바람에,
수탉도 놀라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토라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더 유익하게 해 주실거야'
하며, 또 다시 감사했다.
이틀날 아침 날이 밝자,
그는 짐을 챙겨 마을로 들어갔다.
그런데 전날 밤 도적 떼가 습격하여,
마을은 쑥대밭이 되었고,
사람들은 모두 죽임을 당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만일 등잔이 켜져 있었다면,
그리고 나귀와 수탉이 울부짖었다면,
그가 과연 살아 남을 수 있었을까?
항상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는 아키바를
하느님께서 지켜주신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내일 일을 알지 못하고
인생길을 살아간다. 아니, 한치 앞도 내다
보지 못하고 인생길을 걸어간다.
더 솔직히 말한다면, 지금 일어나는 일도
그 뜻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왜 그때 그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는다.
그리고 그제야 감사한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전지전능하시고 전선하신 하느님께서
악을 허용하시는 것은,
'보다 더 큰 선을 위해서, 보다 더 큰 악을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리고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 중에
여호수아와 갈렙만이, 그 후손들과 함께
가나안 복지로 들어갔다.
광야에서 모세를 통해, 하느님께 불평하고
원망하고 불신했던 이들은, 단 한 명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밟지 못했다.
'희망의 기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유 (0) | 2021.12.25 |
---|---|
마니피캇 (0) | 2021.12.23 |
영혼생명(숨) (0) | 2021.12.21 |
거룩한 시기 거룩한 사람 (0) | 2021.12.20 |
희망에서 오는 기쁨 (0) | 2021.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