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했던 하느님의 모습과 작별해야 할 때
친숙했던 하느님의 모습과 작별해야 할 때
(하느님과의 숨바꼭질 한민택 신부)
이 위기의 때가 신앙인에게는 하느님의 얼굴이 사라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친숙했던 하느님의 모습과 작별해야 할 때입니다.
신앙인에게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시련과 같은 것입니다.
신앙생활에서 무엇이 가장 어렵습니까?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무어라 답하실 건가요?
다음과 같이 답한 분들이 계십니다.
저의 경우는 하느님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사막과도 같은 상태에서 다만 믿음으로 기도를 이어가는 것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주님의 현존이 가까이 느껴질 때는 모든 것이
축복이요 은총이라 절로 고백하게 되지만.
감정적으로 느껴지는 충만함이 모두 제거된 상태의 삭막함이란
이런 부분을 받아들이고 신앙적으로 소화하는 것이 지금도 어렵게 느껴집니다.
저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시련과 고통 중에 하느님의 침묵을 알아듣기와 응답하기가 힘들어요.
부르짖음이 고요에 이르러 그분의 침묵에 귀 기울이기까지가 너무나도 어렵게 느껴지지요.
우리가 하느님을 대신해서 변호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신앙인의 체험을 들어볼 때.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는 듯한 시기를 지낸 다음.
혹독한 시련이 지난 다음 비로소 깨닫는 것은.
그때에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으셨떤 것이 아니라.
시련을 통해 내 안에 자리하고 있던 하느님에 대한 상.
이미지가 변했다는 사실입니다.
위기와 시련은 그동안 우리가 만들어 놓은 하느님 상.
너무나 인간적인 하느님상을 그 근본으로부터 무너뜨립니다.
이제 하느님께서 직접 당신의 언어. 곧 침묵의 언어로 우리 안에 말씀하시며.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 보여주십니다.
당신 자신을 `계시`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 공현의 의미입니다.
또한 그분을 향한 우리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알려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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