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해결의 비결
5월 첫째주 부활 제5주일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요한 15.1-8)
문제 해결의 비결
(송동림 신부. 제주 신성여자중학교 교장)
언젠가 학교 문제로 힘들 때가 있었다.
난생처음 잠을 자다가 너무 머리 아파 진통제를 먹기도 했다.
그러던 중 사제연례피정에 참석하게 되었다.
피정 지도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보면서 말미에 학교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학교 일은 잊고. 먼저 하느님을 만나십시오!
나름대로 신부님의 생각을 말씀해주실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짧은 답변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신부님의 그 말씀이 해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당시 내 모습을 제대로 보게 되었다.
내가 너무 학교 일에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
반면에 하느님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기도 생활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순간 문제에서 자유로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피정 동안 하느님 안에서 평화를 누렸다.
예수께서는 농부의 마음처럼.
우리들이 풍성한 수확을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 비결로 자신에게 머물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하느님 안에 머무를 때 자연스럽게 성령의 열매로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의 결실을 거두게 된다.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으신다.
그저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있기만 해도 열매를 맺는 것처럼.
우리가 예수 안에 머무를 때 삶에 몸부림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결실을 거두게 된다는 메시지인것이다.
그래서 복음은 반복해서 제자들에게 예수 안에 머물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내 마음에 예수가 계시지 않다면 결실을 거둘 수 없음을 의미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가 힘든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너무 의식하기 때문일 수 있다.
밤낮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기보다는 밤낮으로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다.
몇 년 전 신학교에 있을때. 어느 교수 신부님께서 신학교를 떠나면서 강론 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신학생으로서 가장 안 좋은 상태는 자의 마음 안에 예수님이 없을 때이고.
가장 좋은 상태는 자신의 마음 안에 예수님이 계실 때입니다.
세상을 의식하기 보다는 예수님을 더 의식하면서 생활하십시오!
문제의 연속인 삶 속에서. 문제의 해결과 삶의 풍성한 결실을 위해서는
사실 그 어떤 몸짓보다도 예수를 만나고 예수께서 내 안에 사시도록
마음을 여는 일이 더 시급한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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