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주님께 돌아온다면

수성구 2021. 4. 12. 02:39

주님께 돌아온다면

 

(성경 속 하느님 생각 민남현 수녀)

 

신명기 30장에서 모세는 소속감과 관련된 표현을 거듭 사용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주님과 어떤 사이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주 너희 하느님이란 칭호가 30장 1-20절에 열일곱 번이나 나오는데.

이는 이스라엘이 하느님께 속한 존재임을 부각시키고

그분께로 돌아와야 하는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그는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길에서 벗어남으로써 맞게 될 불행한 사건에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그 해결책으로 하느님께 돌아오라는 회심의 걸음을 제시한다.

 

 

여기서 하느님 백성의 회심이 유배의 고통을 종결짓는 방법으로 소개된 것이 특이하다.

곧 대부분의 예언자들이 하느님의 벌을 피하게 하라는 예방 수단으로 회심을 요청했다면

신명기 30장의 하느님께 돌아오라는 요청은 하느님의 처벌이 내린 후.

이 상황에서 해방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므로 30장 1-10절의 내용은 단순한 권고가 아닌 예언적 어투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명기 저자는 하느님의 벌을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의미로 이해한다.

유배는 치욕적인 벌이지만 주님의 마지막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당신 백성이 처음에 지닌 마음을 되찾아 당신께로 돌아오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의 운명을 되돌려 주실것이다...라는 표현에 잘 드러난다.

여기서 마음과 정신. 곧 의식 상태를 의미하는 정신적 차원과 무의식 상태를

가리키는 정서적 차원을 통틀어 온전히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조건이다.

 

 

생명의 원천이신 하느님께 돌아오면 다음 세 가지 축복이 약속된다.

하나는 포로에서 자유인으로 해방되는 것이고.

둘째는 약속의 땅에 들어가서 조상들보다 더 잘되고 번성하게 될 것이며.

쳇째는 그들 손이 하는 모든 일이 풍성하게 될 것이라는 약속이다.

여기서 신명기 저자는 약속을 실현하는 주체는 하느님이시지만

이를 가능케 하는 전제 조건이 인간에게 달려있음을 다시 언급하면서

수동성 안의 능동성. 곧 인간의 책임있는 삶을 강조한다.

주 너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계명들과 규정들을 지키며.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오면 그러하실 것이다.(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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