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의 길목에서
해 저문 창가에 앉아
저마다 떠나야 하는
계절의 뒷자락을 바라보면서
버리지 못한 나를 껴안는다
삶살이
한치앞도 모르면서
강인한척 태연한척
애를 쓰고 기를 쓰고
어진 하루 모진 하루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누군가를 탓하기에 바쁜 세월
누군가를 외면하기 일쑤인 삶
쭉정이만 빈 가슴에 담고 사는 느낌이다
밤바람이 싸늘하다
오늘 밤에는 눈이 많이
내린단다
내내 쌓아 두었던 마음의
벽을 허물고
고요히 창밖에 흐르는
고운 빛깔 안에 물들고 싶다
- 좋은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