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무를 뽑아보게!
(엠마오로 가는길 송현 로마노신부)
한 젊은이가 현인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올바른 생활을 할수 있을까요?
현인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데리고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젊은이. 여기에 심은 지 얼마 안 된 나무가 한 그루 있네.
이 나무를 뽑아보게!
그는 금방 뽑아 올렸습니다. 현인이 또다시 제안했습니다.
여기 일 년 된 나무가 있네. 이것도 뽑아보게!
약간 힘이 들기는 했지만 그 역시 뽑아냈습니다.
이번에는 장대한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젊은이. 그렇다면 이 나무를 한번 뽑아보게!
땀을 뻘뻘 흘리며 한참으로 나무에 매달려 있던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선생님. 이 나무는 도저히 뽑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현인이 일러주었습니다.
인간에게 습관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네.
좋은 습관을 길들여야 비로소 올바른 생활이 가능하다네!
습관이란 말 그대로 한 가지 일이 반복됨으로써 몸과 마음에 길들여지는 성질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한없이 가볍고 소리 없이 떨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온 세상을 뒤덮고 맙니다.
우리의 습관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하나의 작은 행동에 불과하지만
반복적으로 쌓이다 보면 자신의 삶 전체를 지배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한 사람의 행동은 습관의 묶음과도 같습니다.
그가 일상에서 엮어내는 행동거지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형성된 습관의 한 표현입니다.
성인이 되는 것은 하루아침에 기적과 같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끊임없는 영적 습관이 축적된 결과입니다.
실상 기도도 습관이고 성사 생활도 습관이고 성경 읽기도 습관입니다.
나눔도 습관이고 봉사도 습관이고 희생도 습관이고 용서도 습관입니다.
자꾸자꾸 해보아야 체득이 되어 몸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습관을 만들고 나중에는 습관이 자신을 만들어갑니다.
그래서 습관은 이성이나 천성보다 강하게작용한다고 했나봅니다.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성격이 바뀌고.
성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는 나풀레옹의 말은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습니다.
변화의 출발은 언제나 인간 쪽에서 시작되고 완성은 하느님의 은총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벌써부터 포기하고 대충 적당히 살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도 있고 기회도 있습니다.
매일 매일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습관을 익혀나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내 인생이 낙엽되어 떨어질 때.
하느님의 품 안에 한껏 안겨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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