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공동체

수성구 2020. 10. 10. 03:39

공동체



공동체

루카 복음 11장 15-26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예수님께서 유독 많이 치유하신 대상 가운데 귀머거리와 벙어리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남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이들, 말 그대로 공동체로부터 단절되고 소외된 사람들이었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 귀머거리와 벙어리들을 듣고 말하게 하신 것은,

이들이 무엇보다 단절의 벽을 허물고, 공동체의 일원이 되게 하신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편, 마귀(diabolos)는 편을 갈라 나누고 이간질하여 공동체를 분열시킵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마귀의 힘을 빌려 벙어리 마귀를 쫓아낸다는 몇몇 주장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귀머거리를 듣게 하시고, 벙어리를 말하게 하신 것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연결하시는 성령의 활동이었습니다.

성령께서는 제자들이 오순절에 체험했듯이, 바람처럼 막힘 없이 연결하는 분,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조차 소통케 하고 하나로 모으는 분이시니 말입니다.

물론, 여기서 하나로 모은다는 것이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게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다양한 목소리들이 서로 존중하며 자기 소리를 낼 때,

그리고 어떤 목소리도 소외된 채 벙어리가 되지 않도록 서로를 돌볼 때,

비로소 참된 모아들임은 가능해 집니다.

우리 교회가 흩어버리는 영이 아닌 모으시는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건강하고 풍요로운 공동체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내가 속한 공동체에도 소외된 목소리가 있습니까? ​

박재형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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