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생활의 시금석
병고는 우리 영성생활의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병고는
우리의 성덕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나타내 주는 시험지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만일 그대의 영혼이 병고롤 인해
흔들리는 일 없이 꿋꿋하고
슬퍼하거나 실망하는 일이 없고,
성급히 치료되기를 조바심하며
안절부절하기보다
오히려 모든 것을 편안한 마음으로
의사와 그대의 장상에게 일임하고,
조용하고 숙연하게 하루하루를 지내면서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긴다면
이는 분명히 그대의 성덕이
확고한 기반에 서 있다는 증거이다.
어느 때인가
프란치스코 성인의 병세가 나빠져서
성인이 몹시 고통을 겪게 되었다.
성인을 간호하던 수사 한 사람이 보다
못해서 동정어린 말로 성인에게 여쭈었다.
"참 하느님도 무심하시네. 사부님,
하느님의 손이 사부님께 너무 심하신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 좀 부드럽게
해주십사고 기도하시면 어떻습니까?"
이 이야기를 듣던 성인은
벌떡 일어나면서 정색을 하고 말했다.
"사랑하는 형제여,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형제가 지금 한 말은 비록 간단하게
입 밖에 내놓은 말이지만 그 결과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기나 합니까?
형제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성급히
하느님의 섭리를 심판한 것이고
거룩하신 하느님의 뜻을 배반하라고
한 말이 아닙니까?
나는 다시는 형제를 안 보렵니다."
그러면서 병으로 쇠약해진 몸을 일으켜
바닥에 내려와 무릎을 꿇고
마룻바닥에 입을 맞추면서 이렇게
기도하는 것이었다.
"하느님 아버지, 저는 당신께서 주시는
이 고통에 감사합니다. 혹 당신이
원하신다면 이보다 심한 고통을
보내 주십시오.
부족한 제가 당신께 간구합니다.
당신이 기쁘시다면 그 기쁨을
저를 위해 아끼지 마시옵소서.
저의 기쁨이란 오로지 당신의 뜻이
저에게서 이루어지는 것뿐입니다."
-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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