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주님의 향기

준주성범 제2권 - 제1장 명상 내적 행동거지

수성구 2020. 7. 25. 05:29

준주성범 제2권 - 제1장 명상 내적 행동거지

 

준주성범

 

제2권 내적생활로 인도하는 훈계

 

제1장 명상 내적 행동거지

 

 

1

 

"하느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17,21)

 

 

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께로 향하고 이 가련한 세상을 끊어라.

그러면 네 영혼이 고요할 것이다.

바깥 사물을 가벼이 보고 내면의 일에 주의를 기울여 공부를 하라.

그러면 하느님의 나라가 네 안에 이르는 것을 보리라.

하느님의 나라는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로움과 평화와 기쁨"(로마14,17)

 

 

이니 이는 악한 자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네 안에 마땅한 자리를 준비해 놓으면

그리스도께서 너를 위로해 주시면서 네게 오시리라.

그 모든 영광과 모든 아름다움은 안으로부터 오는 것이고

또 그분 자신이 그 안에 있는 것을 즐거워하신다.

그분은 내적 생활을 하는 사람을 자주 찾으시며 그와 더불어

기쁘게 이야기하시고 기쁜 위로를 주시며 평화를 가득히

내려 주시고 놀라운 우정을 보여 주신다.

 

 

2

그러니 충실한 영혼아 그리운 정배 예수님을 위하여 네 마음을 꾸며라.

그분이 네게 와서 네 안에 거처하시도록 하라.

그분은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 14,23)

 

 

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니 오로지 그리스도께만 너의 마음에 자리를 내어 드리고

다른 모든 것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라.

네 안에 그리스도께서 계시면 그것으로 풍요롭고 만족할 것이다.

그분은 너를 돌보아 주실 것이요 모든 일에 성실히 관여하시어

사람의 도움을 바랄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고 빨리 힘을 잃지만 그리스도께서는 변함없이 영원히

그대로 계시고 끝까지 우리 옆에 굳게 서 계실 것이다.

 

 

3

어떤 사람이 네게 유익하고 사랑스러울지라도 그도 역시 약하고

또한 죽을 인생이니 지나치게 의지할 바가 못 되며 혹시 그가 너를 거스르고

반대한다 할지라고 그것을 지나치게 걱정할 것도 없다.

오늘 너와 같이 있던 사람이 내일은 갈라 설 수도 있고 그와 반대로도 될 수 있는데

사람은 바람과 같이 잘 변하기 때문이다.

너는 하느님께만 온전히 의탁하라.

하느님께서는 네 두려움도 되시고 네 사랑도 되셔야 할 분이시다.

하느님께서 너를 대신해 대답하실 것이며

너에게 더 좋다고 생각하시는 것을 해 주실 것이다.

'땅 위에는 우리를 위한 영원한 도성이 없다'(히브 13,14 참조)

그리고 어느 곳에 있든지 너는 이방인이요 나그네다.

그리스도와 친밀히 결합하기 전에는 한순간도 안정을 얻지 못할 것이다.

 

 

4

세상에서 이리저리 무엇을 찾는가? 이 세상은 네가 편안히 살 곳이 못 된다.

네 처소는 하늘에 있음으로 세상의 모든 것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에 불과하다.

만물은 다 지나간다. 너 또한 그것과 더불어 지나간다.

그러니 너는 그 무엇에 집착하고 사로잡혀 망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네 생각은 지존하신 하느님께 두어야 할 것이다.

쉬지 않고 그리스도께 간구하는 말씀을 드려라.

고상한 문제와 천상의 것을 고찰할 수 없거든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며 그분의 오상에 즐겨 머물러라.

예수님의 상처에로 향하고 예수님의 보배로운 오상에 신심을 다하여 의지하면

고통 중에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을 것이며 설령 남들이 너를 하찮게 보더라도

스스로 이를 문제 삼지 않을 것이고 비방하는 말을 들을지라도 잘 참게 될 것이다.

 

 

 

5

그리스도께서도 세상에 계실 때 사람들에게 천대를 많이 받으셨고

매우 가난하셨으며 많은 곤욕을 당하시면서 친척들과 벗들에게까지 버림을 받으셨다.

그리스도께서도 고통을 받고 천대를 받고자 하셨거늘

너는 어찌 너에게 무슨 일이 좀 생겼다고 원망하는가?

그리스도께도 반항하는 자와 비방하는 자들이 있었거늘

너는 어찌 모든 사람이 다 친구와 은인이 되기를 바라는가?

어떠한 반대와 고난도 없다면 무엇으로 네 인내가 화관을 얻겠는가?

만일 어떤 거슬리는 일도 겪으려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리스도의 벗이 되겠는가?

만일 그리스도와 함께 그분의 다스림에 참여하고자 한다면

그리스도와 함께 또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통을 참아라.

 

 

6

네가 한 번이라도 예수님의 품속에 들어가 그분의 불타는 사랑을 조금이라도 맛보았다면

너의 편리함과 불편함을 떠나 수치와 모욕을 당하게 된 것을 즐거워할 것이다.

예수님의 사랑은 사람이 자기 자신을 비천하게 여기게끔 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과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 진정으로 내적 생활을 하는 사람

모든 절제 없는 감정에서 해방된 사람은 자유롭게

하느님께로 향하고 정신적으로 고양되어 평화로이 쉬게 될 것이다.

 

 

7

남의 평판과 평가를 따르지 않고 본래 있는 그대로 판단하는 사람은 명석한 사람이다.

사람에게 무언가를 배웠다기보다 하느님께 배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기자신을 내적으로 닦고 바깥일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은 영성 수련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영적인 사람은 정신을 쉽게 집중시키는데 이는 정신을 바깥일에 흩어 놓는 때가 없기 때문이다.

바깥일이나 시간상 긴요한 사무라 할지라도 그것이 그의 내적 생활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그는 일이 생기는 대로 바로 자신을 그 일에 순응시킨다.

자기 마음을 잘 배치하고 정돈한 사람은 남들이 좋아하는 행위와 이상한 소행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사람이 바깥일에 휩싸이는 만큼 장애와 분심이 생긴다.

 

 

8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고 모든 죄로부터 깨끗해졌다면

그 모든 일은 네게 선이 되고 이로움을 줄 것이다.

그러나 너는 아직 너 자신을 완전히 극복하지도 못하고

또 모든 세상 사물에 대한 동경을 끊어 버리지도 못하였으니

그것들이 너를 자주 불편하게 하고 어지럽힐 것이다.

세상일에 대한 불순한 애착심처럼 사람의 마음을 더럽히고 어지럽히는 것은 없다.

네가 만일 세상 위로를 버린다면 그때는 천상의 것에 맛들이고

마음의 즐거움을 자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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