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위해 피를 흘린 것은 그대가 아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있는 멜리데(Melide)라는 작은 성당에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십자가가 하나 있습니다. 이 십자고상에는 예수님의 오른팔이 못에서 빠진 채 밑으로 내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옛날에 이 십자가 아래에서 어떤 신자 한 사람이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친 뒤, 고해소에 들어가 신부님께 모든 죄를 눈물 흘리며 고백했습니다. 사제는 그에게 사죄경을 외워주면서 앞으로 다시는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정말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죄를 짓지 않으려 노력했고 또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살기 위해 얼마동안 성실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 또한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결심을 하지만 돌아서면 죄를 짓고 마는 나약한 인간이었습니다. 결국 다시 똑같은 죄를 짓게 되었고 그럴 때마다 신부님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용서해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부님은 매번 습관적으로 똑같은 죄를 고백하는 이 신자의 뉘우침에 진정성이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급기야는 용서하기를 거부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오른손을 못에서 빼내서 그 신자에게 직접 구원의 표지인 십자가를 그어주시고는 신부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그를 위해 피를 흘린 것은 그대가 아니다.” 우리들은 너무나 쉽게 다른 이들을 판단하고 단죄합니다. 진정으로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실 수 있는 분은 바로 십자가를 통해 피를 흘리신 주님이신데, 내 힘으로 용서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 <대구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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