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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가을 처마 밑"

수성구 2019. 9. 21. 06:08
"청명한 가을 처마 밑"


달   
 
한 세월을
비우고 채우기를 반복한
저 보름달처럼
둥글둥글 한세상
굴렁쇠처럼 살라 하네 
 
보름달에 내 마음 밝히면
그리움이라 부르고
사랑이라 노래하네 
 
태양은
변함없이 달을 사랑하여
어둠을 밝게 빛나게 하므로
달이 가고 해가 가도
멀리 있는 달님은
세상의 모든 소원과 꿈을
그리고 그리움을
끝없이 받아주는 것이라네

- 박명숙 -




가을엔 푸른 하늘 편지지 삼아

익어가는 수숫대 연필로

마음속의 응어리들을 아무도 몰래 써봅시다.

아마도 푸른 창공은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기쁘게 읽어 주리라 생각합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살아오면서 실수한 이야기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못한 사랑이야기

가슴 아픈 과거의 원망들

오늘 돌이켜 보면

차라리 하지 않았으면 하는 후회들

자신에게 스스로 실망한 이야기들

고백하려 했으나

너무 늦어 엎질러진 물이 된 이야기들

하나씩 하나씩 간간히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면서 써 봅시다


가을은 그렇게 모두가 이해하고

모든 것이 허락될 것 같아요



"청명한 가을 처마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