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묵상글 나눔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수성구 2013. 12. 12. 07:05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올해도 어김없이 대림시기가 찾아왔고, 한국천주교회 신자들은 교회전통에 따라 판공(判功) 성사를 보게 됩니다. 판공성사를 본다는 것은 자신의 신앙에 대해 반성하고 삶의 변화를 결심한다는 의미 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서 새로 난 사람들이지만, 세상살이를 하다보면 다시 죄로 기울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입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1,426항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세례를 받은 새 생명이 인간 본성의 불안정함과 나약함을 없앤 것은 아니며, 전통적으로 ‘사욕’이라고 부르는 죄로 기우는 경향도 없앤 것이 아니었다. 세례 받은 사람에게 사욕이 남아있는 것은, 그리스도인답게 살기 위한 싸움에서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도움을 받아 승리를 얻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 싸움은 주님께서 끊임없이 우리를 부르시는 거룩함과 영원한 생명으로 돌아가기 위한 싸움이다.” 따라서 세례 받은 신자의 고해성사를 통한 회개는 삶 전체의 근본적 방향 전환을 통해서 온 마음으로 하느님께 돌아오는 것이며, 자신이 지은 악행을 혐오하고 악에서 돌아서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을 말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희망과 하느님 은총의 도움을 믿고, 생활을 바꾸겠다는 의향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가톨릭교회교리서,1431항 참조). 하지만 매순간 고해성사를 청하고 임하는 우리의 모습 속에 과연 깊은 회개와 반성, 그리고 변화를 위한 결심을 통해 신앙생활의 쇄신을 이루고자하는 열망이 있었는지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오늘 요한 세례자는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3,2)라는 자신의 외침을 듣고 찾아오는 바리사이와 사두가이파 사람들에게,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주더냐?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마태3,7-8)라고 준엄하게 말씀하십니다. 이 외침은 우리를 향한 말씀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회개와 반성이 아닌 의무감과 마음의 불편함만을 없애기 위한 형식적인 참회라면, 심지어 지금 그런 부족한 마음으로 판공성사를 준비하고 있다면, 우리는 요한 세례자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 이제부터는 참된 회개를 통한 성숙한 신앙생활로의 변화를 결심하는 고해성사가 되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수원교구 이석재 안드레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