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신하들과 궁녀들이 흥분하며, 왕비가 얼마나
대단한 미인일까?
궁금증이 불타 올랐다.
그런데 막상 가마문이 열리자,
왕비를 첨 본 궁녀들의 입가에 조소의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 조소의 미소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나 가마에서 내린 왕비는,
무수한 시종들 앞에서 팔을 둥둥 걷어올리고 주방으로
걸어들어갔다.
궁녀들이 더욱 비웃으며 말렸다.
왕비는 "난 왕의 아내다.
내 손으로 진지를 해드리는 게 도리이다. 저리 비켜라."
그래 왕의 수라상을 준비한 다음에
사치스러운 궁녀들의 복장과 경박한 행동을 지적하여
호령했다.
"오늘부턴 백성들보다 사치하는 자는 그냥 두지 않겠다.
농어촌의 선량한 부인들보다 잘 먹거나 더 게으른 자는
용서하지 않겠다.
백성들의 어버이신 왕을 섬기는 자들이,
백성들보다 예와 도리가 모자라면,
어떻게 왕께서 바른 정치를 하실 수 있단 말이냐?"
왕비의 엄숙하고 단호한 질책을 받은 궁녀들의 비웃던 입이
모조리 놀란 조개처럼 굳게 다물어졌다.
그날부터 나라의 질서와 도덕이 하루가 다르게
바로 서고 꽃피기 시작했다.
당장 궁중이 달라지고 대신들이 달라졌다.
공직자가 달라지니 백성이 금새 달라져,
나라엔 도둑이 없어지고, 세상인심이 어딜 가나 풍요로워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