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차한잔의 여유

문 열어 보세요|◈─……

수성구 2018. 3. 11. 01:57

문 열어 보세요|◈─……차한잔의여유

 
문 열어 보세요
                                 혜안 김민수

마음 안에서 시작된 봄은
당신과 함께 거닐고 싶은 꽃동산을 
벌써 오르고 있습니다.
메마른 가지 끝에서
연둣빛 그리움을 찾아내서
오늘 당신에게로
보냈습니다.

저만치 창문을 열고 기다리다
몸살이라도 날까 봐
향기 먼저 실어가라고
강바람을 깨워 보냈습니다.
성급한 마음에 
겨울 흔적을 밀어 내고
아직 잠이 덜 깬 땅에다 
꽃씨를 심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일찍 만나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어
느림보 봄을 재촉하여 
당신의 문앞에 걸어 두었습니다.
화사한 표정
가벼운 발걸음
생기 가득한 가슴
행복한 세상을
당신께 제일 먼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