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성애가 가득 담긴 바오로 사도의 권고|………◎ 양승국♡신부
| 부성애가 가득 담긴 바오로 사도의 권고
산넘고 바다건너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주님의 복음을 전한 바오로 사도였습니다. 우상숭배와 타락에 젖은 이방인들 가정의 심각성을 잘 파악하고 있던 바오로 사도였습니다. 비록 세례를 통해 새로운 길로 들어섰지만, 과거의 질긴 악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던 초대 교회 그리스도 신자들의 고충을 잘 파악하고 있던 바오로 사도였습니다.
그러기에 초대교회 신자들을 향한 바오로 사도의 충고는 너무나 현실적인 동시에 구체적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대 우리 가정 공동체, 수도 공동체에도 유효하며, 말씀 그대로 적용되는 권고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사용하신 표현을 한번 보십시오. 너무 직설적이고 신랄해서 가슴이 뜨끔하기도 하지만, 좀 웃기기도 합니다.
“남편 여러분,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아내를 모질게 대하지 마십시오.”(콜로새서 3장 19절)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콜로새서 3장 21절)
오늘날만 자녀들을 들볶는가 했더니, 초대 교회 시대 때도 부모들이 너무 마음이 앞서 자녀들을 들볶기도 했는가 봅니다. 그때 당시도 부부 간에 서로 모질게 대하곤 했는가 봅니다.
바오로 사도의 권고 말씀은 오늘 우리 가족 구성원들도 꼭 유념해야 할 권고입니다. 입시준비, 취업준비, 맞벌이, 노후 준비 등등으로, 다들 세상살이가 너무 힘겹고 팍팍해지다보니, 서로를 향한 여유가 너무 없습니다. 때로 상대를 너무 들볶거나 모질게 대합니다.
자녀들은 물론 배우자들을 포함해서 어르신들조차 하느님 앞에서는 나약한 어린이 같은 존재들입니다. 초기 양성기에 있는 수도자들뿐만 아니라 종신서원을 한 수도자들도 하느님 앞에서는 언제나 어린 묘목같은 존재들입니다. 인간 존재는 그 누구나 목숨 다하는 순간까지 성장을 거듭해야만 합니다.
상대방은 우리 눈에 띄지 않게 아주 천천히 성장합니다. 하루 0.01 밀리미터씩이나 성장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상대방이 하루에 1미터씩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기대치가 크다보니 당연히 실망도 상처도 커져갑니다.
나자렛 성가정 공동체 안에서 예수, 마리아, 요셉 성인께서 서로가 서로를 위해 가장 크게 노력한 덕은 인내의 덕이었습니다. 나자렛의 성가정, 인간적 시선으로 바라보면 참으로 이해하지 못할 가족 구성원이었습니다. 서로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오랜 세월 한 지붕 아래서 그렇게 아름다운 성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늘 인내하면서, 늘 기도하면서, 늘 격려하면서, 절대로 들볶지 않고, 모질게 대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사랑의 공동체를 건설해나간 것입니다.
오늘 우리 모든 공동체 안에 부성애가 가득 담긴 바오로 사도의 권고가 되풀이해서 기억되고 꾸준히 실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콜로새서 3장 12~13절)
- 양승국 신부님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