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좋은시

대목 장날의 추억| ♣ .........

수성구 2017. 10. 3. 04:16

대목 장날의 추억| ♣ .........고운詩 모음방

       

     대목 장날의 추억 /平田 윤병두

    울엄니 사철 무명 앞치마 벗으시고

    장농 깊숙 치마저고리 찾으시는 날

    울아버지는 막내아들도 못 먹는 달걀

    서울서 공부하는 큰아들 먹을 만큼 몇개 남기고

    돈살 계란 짚 꾸러미로 싸시는데

    마루 밑 복실이는 괜스리 꼬리친다.

    동전 한 잎 아끼시려

    울엄니 좁디좁은 시골 장터

    돌고 또 한 바퀴 도시느라

    대목장날 해가 누엿누엿

    추석빔 필요 없는 복실이가

    먼저 멍멍 거리면

    꾸러미 계란 몇 줄

    내 새 고무신 추석빔 되어온다.

    울엄니 시장 바구리 밑

    깨엿 기다리던 내가

    어느덧 머리색 희끗희끗 한데

    나 돌아가고 싶다

    그리운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울엄니 달빛 아래서

    고이 빗은 송편은 없지만

    고운 외할머니 냇물 불으면

    버선 벗으시고 징검다리 건너오시던

    그 맑은 시내 지금도 동쪽에 흐르는

    내 고향집에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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