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으로 날아온 손편지
/ 김순자
겨울 끝자락 유난히도 밝고 화사한 햇살에
얼었던 개울물을 녹이며
날으는 새들의 분주한 날개짓에서도 봄향기 감도는
한가로운 오후가 흐르는 시간에
한통의 편지를 받는다
아들에게온 편지다
순간 마음이 철렁 해진다
여지껏 살아 오면서 부모 속 한번 썩힌적이 없는
아들인데 엇그제 만났을 때도 말 할수없고
전화로도 할수 없는 이야기가 무엇이기에 편지로
무슨 일이
아니면 말로 못할 긴요한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보낼수 밖애 없었나
마음이 크게 요동을 치면서 편지를 열어 본다
읽어 내려 가는 순간 열기전 까지의 걱정은
순간 눈 녹듯이 다 사라져 가고
병환의 계시는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에게 잘 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글을 이런 저런 이야기로
두장에 편지로 보내 왔다
몇십년전 초등 학교때 여러 반친구들과
학교에서 보내온 편지 말고
성인이 되어서 처음 우리들에게 보내온 편지에
왠지 모를 마음 뜨거움으로
얼굴을 대하고 부모에게 속에 있던
말을 하기에 조금은 쑥쓰러웠는지
부모를 걱정하는 마음을 담은 손편지에
마음 따뜻함을 느낀다
아들아 사랑한다
그리고 이제는 엄마도 컴을 잘 할줄아니
이제는 하고 싶은 말 그리고
쑥쓰러워서 하지 못하는 말이 있으면
이 메일로 띄워 보내 주어도 얼마든지
잘 읽어 갈수가 있단다
아들의 진심 가득한 우편으로 보내온
손편지를 읽어보면서
그져 말없이 무뚝뚝한 아들 인줄만 알았었는데
마음속에 말로 전하지 못했던 그 마음이
다시 한번 황혼역으로 걸어가는 우리들에게
든든하고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
마음에 잔잔한 파동이되어 전해온다
아들아 항상 사랑하는 손주 손녀와
늘 너의 가정에 화사한 봄날같은 행복이
늘 함께 하기를 어미는 바라고 기도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