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친구들은 모두 너를 아주 신기하게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단다. 아빤 네가 있어 너무 행복했단다.
먹지 않아도 너만 보고 있으면 배가 불렀고,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한 줄을 몰랐지.
한동안 낮과 밤이
바뀌어 엄마를 힘들게 했을 때
아빤 잠시 네게 짜증을 내기도 했어.
미안해, 아가야.
네가 처음옹알이를 하며 아빠라고 불렀을 때
녹음하려고녹음기를 갖다놓고 또 해보라고
아무리 애원을 하고 부탁을 해도
너는 엄마만 불러서 아빠를 애태웠지.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너를 보면서
세상에 부러운 건 아무 것도 없었단다.
매일 늦잠 자는 아빠를 엄마대신 아침마다 깨워주며
아침인사 해주는 너만 있으면 만족했기에
엄마가 네 남동생을 바랐지만
아빤 네 동생은 바라지도않았단다.
2월의 마지막 날.너의 사고소식을
듣고병원으로 갔을 땐
아빤 네가 자는 줄만 알았단다.
이마에 약간의 상처만 있었지 피 한 방울 나지
않은 니가 왜 병원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지.
이미실신해서 누워있는 너의 엄마와 주변
사람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아빠는 너의 죽음을 인정할 수가 없었어.
제발다시 한번만 더 살펴달라며
의사선생님을 붙들고 얼마나 사정을했는지...
자꾸만 식어가는 너를 안고 이렇게
너를보낼 수 없다며 얼마나 울부짖었지..
여전히 예쁘고 작은 너를 너무나 빨리 데려가는
하늘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단다.
금방이라도 두 눈을 살포시 뜨면서
아빠!" 하고 달려갈 것 같은데 너는 아무리
불러도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단다.
이 넓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고
해주고 싶은 얘기도 많은데
그중에 천 분의 아니 만 분의 일도 못해준 게
아빤 너무너무아쉽구나.아프진 않았니?
고통 없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
우리 아기 많이 무섭진 않았니?
너를 친 그 아저씨는아빠가 용서했어.
네 또래의 아들사진이 그 차에 걸려있는걸 봤단다.
많은 생각이 오고 갔지만 이미
너는 없는데 아무 것도 소용없었단다.